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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
정해연 외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7월
평점 :
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
-그들의 그 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시작되어서는 안 될 그 밤이. (p.21) <아이돌 그룹 러비쥬 살인 사건>, 정해연
-사람들은 무대 위의 아이돌을 스타라 하지만 선유는 모든 아이돌이 스타가 되지 못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항성과 행성처럼 누군가는 스스로 빛을 내고 누군가는 그 주변에서 항성의 빛을 반사하며 존재감을 증명해야 했다. (p.108) <엔딩 요정의 비밀>, 김아직
-“참 바보 같은 사람들이에요. 우린 모든 걸 다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p.196) <PMC 아이돌>, 정명섭
-“그게 인간의 삶이니까, 요괴와 인간은 해와 달, 낮과 밤, 쌍둥이 같은 존재란다.” (p.244) <눈물을 마시는 요괴>, 박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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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아이돌을 주제로 한 앤솔러지. 우리가 무대 위에서 보는 최애의 모습이 아닌, 내 최애가 사실은 XXX였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책이다. (네 명의 작가님이 쓰신 이 소설집에는 각자 아이돌 그룹 네 팀이 등장한다. 러비쥬, 일루언, PMC, 윈디시티. 이 중 군필돌인 PMC를 제외하면 모두 걸그룹이다)
정해연 작가님의 <아이돌 그룹 러비쥬 살인 사건>은 제목 그대로 멤버 나나가 단체 휴가 중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또 다른 멤버 예리는 알고 보면 뛰어난 추리력을 겸비한 꼬마 그림자 형사였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그룹에게 일어난 비극이라 조금 슬프기도 하다. 김아직 작가님의 <엔딩 요정의 비밀>은 망돌 일루언의 멤버 선유가 외계 행성 서바이벌에 참가하는 이야기다. 어떻게든 우승해서 일루언을 알리기 위해 악역도 자처하는 선유를 보며 내 최애도 선유가 됐다. 정명섭 작가님의 <PMC 아이돌>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러 간 서사하라에서 진짜 PMC(민간군사기업)로 오해받는 내용이다. 어쩌다 보니 그들은 진짜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게 되는데, 임실장의 활약이 대단했던 것 같다. 박지선 작가님의 <눈물을 마시는 요괴>는 윈디시티의 멤버 지안이 사실은 요괴를 퇴마하는 퇴마객이라는 설정이다. 실력도 좋은데 퇴마도 잘하는 지안이 프랑스에서 요괴를 물리치는 모험 같은 이야기.
그림자 형사 예리나 퇴마객 지안의 이야기는 시리즈물로 더 나와도 재밌을 듯하다. 내가 가장 몰입해서 읽은 이야기는 <엔딩 요정의 비밀>인데, 서바이벌의 속도감과 예측할 수 없는 반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선유를 보면서 지나간 최애가 떠오르기도 했다. 아이돌을 응원하는 건 그런 것 같다. 내 최애가 열심히 하고 간절한 게 보일 때면 사랑하고 응원하게 된다. 선유는 최선을 다했고 결국은 선의와 공존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더 좋았다. 운명공동체나 다름없는 아이돌과 팬이기에, 루미너스(일루언 팬클럽)도 선유의 영향을 받아 성실하고 정의로운 삶을 추구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 최애가 사실은 외계인이어도(아님) 사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소설집이었다. 케이팝 아이돌이 배경이라 아이돌을 좋아해 본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더 추천해 주고 싶고, 아니더라도 케이팝 아이돌의 이면과 굴러가는 산업 시스템? 등을 볼 수 있기에 추천한다.
-이 게시물은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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