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재버워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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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재버워크 - 이사카 고타로


-남편은 죽었다. 죽어 있다. 지난달에 서른여섯 살이 되었는데 지금은 죽어서 쓰러져 있다.

그것만은 틀림없다.

내가 죽였다. (p.10)


-“편의상 우리는 그것을 재버워크라고 부릅니다. (p.76)


-동물 가운데 이토록 온후한 종도 없고, 이토록 잔인한 종도 없다.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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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버워크’는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괴물 이름이라고 한다. 재버워크가 인간의 폭력성을 해방하는 바이러스라는 책 소개를 먼저 본 후에 읽기 시작해서, 바이러스와 관련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도입부는 전혀 아니었다. 무려 ‘남편을 내가 죽였다’는 료코의 독백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한 료코가 쇠망치를 휘두른 것이다. 망연자실한 료코 앞에, 가쓰라 고고로라는 대학 후배가 갑자기 나타난다. 가쓰라와 함께 남편의 시체를 묻으러 간 산에서 기절한 료코가 깨어났을 때는 모르는 사람들이 서 있다. 하마야와 에마라는 부부다. 두 사람은 재버워크를 가지고 도망친 가쓰라를 쫓아야 한다며 료코를 데리고 간다. 료코는 아들 쇼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뿐이지만, 재버워크를 쫓는 활극에 휘말리고 마는데.


재버워크는 뇌에 붙으면 숙주가 죽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숙주가 죽은 것처럼 위장하고 재버워크가 떨어져 나오게 만든 다음 거북이에 옮긴다. 거북이에게 옮긴 이유는 아마도 오래 살아서? 또는 느려서 폭력성이 해방돼도 큰 피해가 없을 것 같으니까? 이런 상상들을 해보며 책을 읽었다. 서평단 신청하고 받은 거북이 키링이 이렇게 연결되어 왠지 더 애틋해진 느낌.


이 소설의 다른 축은 20년 전 은퇴한 가수 호쿠사이와 그의 매니저 도마다. 호쿠사이의 딸 우타코가 재버워크에 감염돼서 하마야 부부의 도움을 받았다. 소설은 료코와 도마의 시점으로 교차 전개되며 쉴 틈 없이 달려간다. 촘촘하게 연결된 인물들의 서사가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했다. 결과는 스포할 수 없지만, ”입구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출구에 도달한다“는 책 소개 문구 그대로다. 


인상 깊었던 건 인간이 온후한 종이자 잔인한 종이라는 거다. 인간의 잔혹성이 재버워크라는 바이러스를 통해 해방되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그럼에도 인간은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에 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시된다. 마침내 나는 출구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영화 같은 전개가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답다. 어둡지 않은 미스터리를 좋아해서 더 재밌게 읽었다.


-이 게시물은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굿바이재버워크 #이사카고타로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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