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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 치유의 도서관 ‘루차 리브로’ 사서가 건네는 돌봄과 회복의 이야기
아오키 미아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3월
평점 :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 아오키 미아코
-도서관이라는 끝없는 우주 앞에서는 모두가 ‘불완전한 사서’인 것입니다. (p.22)
-당신이 이 공간에 들어와주기만 해도 한 줄기 바람이 불고, 책장을 넘기는 당신의 손길이 책을 살립니다. (p.33)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고르면 그 책과 관련된 다른 책을 또 읽고 싶어집니다. 책이라는 물건 자체가 숙명적으로 횡단성과 연속성을 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p.75)
-루차 리브로에서 나누는 것은 책과 장소라는 눈에 보이는 물질이지만, 어쩌면 이러한 체험 역시 나누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p.115)
-저는 오늘도 그 그룹 활동처럼 저를 살게 하는 말을 저 자신을 총동원해서 찾고 있습니다. 그것이 누군가를 살게 하는 말도 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겠지요.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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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아오키 미아코는 나라현 산촌에서 ‘루차 리브로’라는 인문계 사설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숲속 도서관의 사서인 셈이다. 원래 도서관 사서로 근무 경험이 있는 글쓴이는 사회생활에서 마음을 다쳐 오랜 시간 병원 생활을 했다고 한다. 한 달에 열흘, 루차 리브로 문을 열어 사람들과 교류하고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저자에게는 치유의 시간이다.
아오키 미아코는 책은 ‘창문’ 같다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창문이 존재하면 지금의 방과는 다른 세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시공간을 넘어 다양한 세계로 우리를 데려다주는 존재기도 하다. 나도 그래서 책이 좋았다. 책을 읽으면 언제든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갈 수 있었다. 저자가 판타지 문학을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비슷한 이유로 어릴 때는 판타지를 많이 읽었다. 지금도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보고 느끼는 게 좋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나도 창문을 통해 나라현 산골 루차 리브로에 가 있었다. 오래된 집의 서가에서 책을 고르고 대화하는 고즈넉한 풍경 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글쓴이가 도서관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보여주는 것은 자신의 모든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문제의식을 펼쳐 놓고 함께 고민하면서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이 다정하게 느껴졌다. 사실 저자의 삶과 고민은 가볍게 읽을 만한 것은 아니다. 다만 살기 위해 시작한 도서관 운영을 통해 저자가 느낀 생각들이 내게도 위로가 됐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떤 ‘책’에 관해 감상을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너무 좋을 것 같다. 가끔 힘들면 청소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도서관 이용 규칙이 없다는 점도 자유롭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볼 만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좋아하는 책에 관해 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실컷 이야기하고 싶다.
이 책의 원제는 ‘불완전한 사서’다. 아오키 미아코도 자신을 불완전한 사서라 칭한다. 완전하지 않아서 더 좋다. 그래서 저자에게 깊이 공감할 수 있었고, 루차 리브로를 상상하기도 더 쉬웠다. 이 책을 통해 시간은 세상이 아닌 나에게 맞춰져 흐른다는 저자의 경험을 나눠보길 추천한다.
-이 게시물은 어크로스 북클럽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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