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과 생각
정용준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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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과 생각 - 정용준


-무엇인가를 사랑할 때 우리가 애쓰고 노력하며 더 나아지도록 바라고 원하는 것처럼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p.55)


-결과만 놓고 보면 이별을 향해 전개되는 서사지만 우리는 그것에 또 한 번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여 투신할 것이다. 안 그럴 것 같겠지만 그런다. (p.88)


-사물과 풍경에겐 아름다움이 없다. 하늘의 별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마음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p.105)


-지구도 도서관에서 빌린 책과 같다. 소중하게 열심히 사용하자. 그리고 다음 사람에게 깨끗하게 돌려주자.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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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타그램을 하기 전에는 책을 그냥 읽었던 것 같다. 그때도 좋은 문장, 심장을 뛰게 만드는 문장들이 많았지만, 밑줄을 친다거나 발췌를 하지는 않았다.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닌 사유하는 법을 몰랐다. 서평을 쓰게 되면서 책에 밑줄을 긋고, 문장을 곱씹어 보게 되었다. 그러자 생각이 많아졌고 그것을 글로 쓸 줄 알게 됐다.


「밑줄과 생각」은 정용준 작가님이 책을 읽고 그에 관한 생각을 풀어 놓은 산문집이다. 챕터는 크게 세 가지다. 한 줄의 문장, 한 줄의 밑줄, 한 줄의 생각. 소설을 쓰게 된 계기와 쓰는 것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 잘 드러난 책이다. 작가가 어떤 책을 읽고 느낀 독후 활동에 관해서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산문이기에 어린 시절의 개인사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설가로서의 이야기가 많이 담긴 ‘한 줄의 밑줄’ 파트가 가장 흥미로웠다. 단편 소설을 썼을 때 그 글 속의 주인공들이 엔딩을 이끌어 갔다는 게 신기했다. 사랑은 어떤 이들에겐 구원이 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어떤 단 한 순간을 누군가는 영원처럼 느끼게 되고 그게 그 사람을 온전히 살아가게 한다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이 산문집이 좋았던 건 여러 책에 관한 작가님의 생각을 볼 수 있어서였다. 내가 이미 읽은 책은 감상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은 궁금해졌다. 특히 아니 에르노에 대해 쓴 부분이 인상 깊었다. 마음을 태우는 작가라는 말에 공감한다.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밑줄 그은 책들’ 목록을 기록해 다른 책들도 읽어 볼 생각이다. 멀고 깊은 곳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생각들이 어렵게 느껴진 부분은 독서로 해소할 수 있을 듯하다. 아직 읽지 못한 정용준 작가님의 소설도, 이제는 이 책을 읽은 후라 조금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그리고 제목처럼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많은 책이다.


-이 게시물은 작정단 13기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밑줄과생각 #정용준 #작가정신 #작정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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