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복직합니다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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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복직합니다 - 박서련


-사과도 습관이 될 수 있어요. 사과하기 전에 정말 사과가 필요한 경우인지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정말 미안한 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사과하고 끝내는 게 편해, 나는 그게 더 쉬워,라는 마음가짐인지. (p.46)


-이번에는 더 자신 있어. 나는 이제 거래에 무엇을 사용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 나의 능력을 알고 있으니까. (p.202)


-꼭 마법소녀가 되어야 한다면, 마법소녀 되기를 피치 못한다면...... 기왕 될 거 훌륭한 마법소녀가 되는 게 좋겠지.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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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은퇴합니다」의 후속작인 「마법소녀 복직합니다」. 전작으로도 꽤 괜찮은 마무리였지만, 은퇴한 주인공이 어떻게 다시 복직하는지 궁금해서 바로 책을 펼쳐 들었다. 주인공은 전작에서 세계를 구하는 대신 다른 마법소녀들의 힘을 잃게 했는데, 그래서 능력이 남아 있는 주인공의 힘이 필요하게 되었다. 은퇴 편에서 각성하며 끝난 마법소녀의 진짜 능력은 무언가를 무작위의 다른 무언가와 바꾸는 교환의 힘이다. 교환의 마법소녀(로 불리기 원하는)가 된 주인공이 새로운 적들과 맞서 싸우는 게 이번 복직 편의 주요 이야기다.


마법소녀로 각성했지만 현실의 주인공이 당장 직면한 일은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다. 설상가상 전세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한다. 더구나 마법의 힘은 사용하면 꼭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마치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와도 같다. 마법을 부릴 때조차 가끔은 현금을 지불해야 하다니. 세상에 공짜는 없고(나도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는 값을 치러야 한다는 일종의 교훈이자 현실 풍자 같기도 하다. 이런 현실적인 삶의 요소들이 이 작품을 마냥 해맑은 판타지로 보이지 않게 한다.


이번에도 마법소녀는 세계를 구해낸다. 만사화학공장 유독성 물질 누출 사고를 막아낸 주인공과 마법소녀들의 다음 상대는 ‘극동마법소녀전진본부’다. 이름부터 사이비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곳은 진짜 사이비였다. 힘이 약해졌던 마법소녀들이 모여 함께 적(?)을 물리치는 과정이 재밌었다. 마법소녀 장르에 충실한 전개가 취향이라 즐겁게 봤다.


1편에 이어 2편에서 주인공이 더욱더 성장한 게 느껴졌다. 인류의 미래를 구하고도 여전히 사과를 남발하곤 하지만, 점차 나아지는 모습도 보인다. 시리즈물의 재미답게 전작에서 등장했던 마법소녀들이 그대로 다 나와서 반가웠다. 주인공과 아로아의 사이가 발전하는 것도 좋았다. 소녀들의 사랑과 우정이 아름답다. 작가님이 꼭 3편도 내주셔야만 해... 나는 이제 이 시리즈의 다음 편을 벌써부터 기다리게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은 생활밀착형 마법소녀가 성장해 가는 과정에 있다. 삶의 의지가 없던 주인공이 아로아를 비롯한 주변 소녀들과 교류하고, 세계를 구하고, 자신의 꿈을 찾는 게 좋다. 어떤 소녀든 원하는 대로 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하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 마법소녀다. 세계관도 재밌고 마음이 말랑 포근해지는 책이니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출판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도서입니다.


#마법소녀복직합니다 #박서련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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