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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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 엘리스 피터스


-사랑에는 당연히 많고 많은 길이 있어요. 그러나 모든 사랑에는 따뜻함이 필요하죠. 그 불이 꺼져버리면 사랑은 되살아나지 못해요. (p.181)


-유죄든 무죄든,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그 실들은 거짓말을 못 하지. (p.189)


-이런 돌풍은 결코 오래가지 못해요. 하지만 인생은 그 이후에도 지속되죠. (p.283)


-불행히도 인간이란 너나없이 비틀대고 넘어지기 마련이야. 그러니 우리가 당장 짜낼 수 있는 힘을 다해 이 상황에 대처할 수밖에.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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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9권 「죽은 자의 몸값」은 제목부터 많은 궁금증을 유발했다. 죽은 자의 몸값은 어떻게 책정하는 거고 어째서 값을 매기게 되었을까. 의문을 안고 시작한 책은 한창 내전이 진행 중이던 1141년으로 데려간다. 시리즈를 읽는 내내 계속되던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내전은 이제 웨일스인들까지 합세하여 더 많은 사상자를 냈다. 그 와중에 행정 장관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웨일스인에게 포로로 붙잡힌다. 이어 휴는 웨일스인 엘리스와 포로 교환을 추진하게 된다.


이번 「죽은 자의 몸값」도 전에 읽은 「성소의 참새」처럼 사랑에 목숨을 거는 남녀가 등장한다. 웨일스인 엘리스와 행정 장관의 딸 멜리센트다. 멜리센트는 아버지와 엘리스가 포로 교환을 하게 되면 그와 헤어져야 하기에, 해선 안될 생각을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캐릭터다. 왜냐하면 교환이 일어나기 전에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살해당하기 때문이다. 죽은 자의 몸값이란 프레스코트의 몸값이었다. 웨일스의 귀네드는 죽은 자와 산 자를 맞바꿀 수는 없다고 한다. 사실 교환 후에 살인 사건이 벌어진 터라 다른 결정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귀네드의 기개가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을 찾는 과정은 추리소설답게 시체에 남겨진 증거로부터 시작한다. 시체의 몸에 남은 천과 사라진 핀이다. 이번 「죽은 자의 몸값」 역시 사건이 밝혀지는 과정의 복선이 촘촘하고, 인물의 행동이 짜맞춰질 때 짜릿함을 선사한다. 


인상적인 인물은 초반과 후반에 잠깐 등장하는 매그덜린 수녀다. 캐드펠 수사만큼이나 과거에 화려한 이력을 지닌 인물로, 왠지 여자 버전의 캐드펠 수사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수녀원에 쳐들어온 적을 물리치고 사람들을 통솔하여 전투를 지휘한 것도 매그덜린 수녀다. 행정 보좌관 휴 베링어마저 그녀가 대단하다고 감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휴는 공정하고 솔직하며 열등감이 없는 인물이라 좋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캐드펠 수사와 잘 어울리는 파트너라는 것이 느껴진다. 특히 죽이 척척 맞는 부분을 볼 때면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두 사람의 신의와 우정에 감동하게 된다.


「죽은 자의 몸값」은 적절한 로맨스와 역사 소설로서의 묵직함, 추리 요소가 잘 짜인 태피스트리 같았다. 특히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섞어 방대한 세계를 만들어낸 엘리스 피터스에게 감탄하게 된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터라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역사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꼭 읽어야 할 수작이다.



-이 게시물은 캐드펠 서포터즈 2기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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