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인간 - 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들 숲속의 숲
자크 베르제 지음, 문성욱 옮김 / 읻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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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인간 ㅣ 자크 베르제

-중세 후기 유럽의 식자들


*성서의 언어이자 지식 문화의 언어인 라틴어는 따라서 자연히 교육의 언어이기도 했다. 공부한다는 것, 그것은 일단 문자를, 즉 라틴어를 공부한다는 것이었다. (p.23)


*우리로서는 중세 말에 이르러 식자들, 적어도 그중 몇몇이 통상적인 사법 행정 기능 수행을 넘어서는 지적 형태의 정치적 참여를 개시했다고 말할 수 있다. (p.201)


*다소간 깊이 학문 교과를 공부하느라 힘쓰고 또 이 수련 과정이 고생스러움을 숨기지 않는 이들은, 이런 유의 학업이 영예로운 것이자 사회·정치적으로 유용한 것임을 확신했고, 그로부터 최대한으로 자기 자신의 이익을 끌어내면서 친지들, 즉 빈번히 재정적으로 학업에 보탬을 준 이들도 득을 보게 하려 했다. (p.261)


「공부하는 인간」은 읻다출판사의 ‘숲속의 숲’ 시리즈 1권이다. 숲속의 숲은 프랜시스 베이컨의 유고집 표제라고 한다. 제목이 먼저 끌렸고, 중세 문화를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한 책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식자’다. 식자들은 특정한 유형의 교양을 소유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1부에서는 식자들의 교양의 토대를 지식, 학업, 책으로 분야를 나누어 설명한다. 2부에서는 식자의 능력 발휘를 다루었다. 신에게 봉사하기, 군주에게 봉사하기를 실천하고, 지식과 권력을 가지고 어떻게 실무를 하였는지 썼다. 3부는 사회 현실과 자기 이미지로, 식자층이 새로운 사람들인가 상속자들인가를 논의한다. 그들의 야심과 표상을 살피고 식자들이 연속과 혁신을 통해 박사에서 인문주의자로 넘어오는 것까지 기술했다.


중세의 엘리트 집단인 식자가 어떻게 발생했고, 그들이 공부한 대학이 시작되는 과정, 인쇄술과 도서관의 사정을 엿볼 수 있어 재밌었다. 각 장에서 저자가 질문하고, 연구 결과를 답하는 식이라 흥미를 잃지 않고 쭉 읽을 수 있다. 중세의 ‘공부하는 인간’들이 어떻게 끊임없이 공부해 나가고 학문을 발전시켰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롭다. 또한 관점에 비평적인 부분도 있는데 여러 방면에서 조망한 점이 좋았다.


사실 책을 읽을 때,, 약간 중세의 로망에 빠져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중세의 학문에 매진하는 식자가 된 기분도 든다. 동기 부여가 필요하거나, 중세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읻다 서포터즈 넘나리 2기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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