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 203호 - 2024.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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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2024 봄


*누군가의 개인적 경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시도는 그의 공약 불가능한 온전한 차이에 눈뜨려는 것이 아니라 외려 우리를 가로지르는 공약된 세계에 대한 이미지를 얻기 위함이다. (p.31) <지구화 이후의 세계, 그리고 서사_서동진>


*먹다보니 이것도 제법 괜찮네!

거짓말할 때 엄마는 쨍한 봄처럼 웃고

창밖에는 홍매화가 흔들거린다 (p.74) <하와이안 피자_고명재>


*정말 몰랐다고 할 수는 없다. 새까맣게 몰랐다면 그것들이 있다가 없이 된 건 어찌 알았을까. (p.117) <예언_임유영>


*지독하고 뜨겁고 불온하며 그래서 더더욱 허무한, 어떤 모럴. 

떨쳐내고 싶어도 이미 나는 그것을 알았다. 이제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누구의 말처럼, 이미 일어난 일은 없던 일이 될 수 없었으니까. (p.230) <길티 클럽:호랑이 만지기_성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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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지인 창작과 비평을 이렇게 처음부터 제대로 읽어 본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도 있었지만, 중간중간 시와 소설, 산문과 촌평에 이르기까지 배치가 잘된 느낌이었다. 이번 호의 특집인 ‘세계 서사, 어떻게 쓸 것인가’가 인상 깊다.


평소에 잘 읽지 않는 시를 여러 편 읽게 된 것도 좋았는데, 임유영 시인의 <예언>이 너무 좋았다. 다 읽고 난 후 그저 좋았다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분. 그리고 고명재 시인의 <하와이안 피자>같은 위트 있는 시가 시의 첫 번째로 실려 있어 시작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제일 좋았던 건 성해나 작가의 소설 <길티 클럽:호랑이 만지기>다. 누구에게나 길티가 있겠지만, 요즘 들어 연예인 논란과 그 논란 속에서도 그를 좋아하는 팬들을 보며 느끼는 길티,, 그런 것들이 잘 드러난 소설이다. 일단 세련되고 정말 재밌다. 엔딩에서 느껴지는 찝찝한 쾌감과 인정까지 완벽함. 이 소설로 성해나 작가님의 다른 소설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그 외에도 30주년을 맞이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관련 산문이나, 현 정부에 관한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이 계절에 주목할 신간 소개도 좋았다. 이번 서평단 활동을 통해 평소 읽지 않던 장르도 읽어 볼 수 있었다. 폭넓게 경험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창작과 비평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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