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키
요헨 구치.막심 레오 지음, 전은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랭키

ㅣ 요헨 구치, 막심 레오 장편소설


*"나는 아스팔트가 적당하게 따뜻할 때 큰길을 터벅터벅 걷는 걸 좋아해. - 그리고 또 햇살을 받으며 누워서 하늘도 봐야지. 지금처럼 말이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잖아."

"아무것도 아니지 않아." (p.115)


*인간은 누군가의 나이도 늘 알려고 하고 거기에 대해 한없이 이야기한다.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누군가 거기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은가. (p.183)


*누군가를 좋아하면 바로 이게 문제다. 더 나은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 (p.230)


*인간은 웃으면 행복해진다. 안 그런가? (p.242)


.

고양이와 인간의 우정을 다룬 따뜻한 책. 고양이 프랭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소설이다. 인간의 말을 할 줄 아는 영리한 프랭키는 어느 날 골드라는 남자가 끈을 가지고 노는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건 고양이의 시선일 뿐, 사실 골드는 아내 린다가 떠난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찰나였다. 삶의 의미가 없던 골드에게 프랭키의 등장은 새로운 일상을 가져다 준다. 


고양이의 눈으로 보는 인간과 인간 세상의 모습들이 읽는 내내 시종일관 유쾌하게 펼쳐진다. 특히 두 사람의 우연한 동거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재밌다. 프랭키의 사료를 사러 간 동물용품 가게에서 새장에 갇혀 있던 앵무새를 풀어주기도 하고, 할리우드에 진출해 소스 잔치의 고양이 모델이 되기도 한다. 또한 프랭키가 짝사랑하던 암고양이를 위해 시를 지은 일, 너구리와의 혈투 등 끊임없는 사건의 연속이다. 그 와중에 골드는 프랭키와 함께하면서 조금씩 '작은 삶의 의미'를 알아가게 된다.


삶의 의미가 거창한 게 아니라는 메시지가 좋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뭔가를 하는 거란 것. 그저 소소한 하루의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삶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거니까,  주인공 골드는 커다란 상실을 겪었지만 그걸 또 다른 존재로 채울 수 있었다. 프랭키의 서술로 바라보는 골드의 변화 과정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지쳐 있던 나에게도 굉장히 큰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가끔 삶에 대해 복잡하게 생각하다가 괴로워질 때가 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걸 프랭키가 알려주었다. 그리고 곳곳에 블랙 유머가 산재해서 책 자체가 재밌다! 힐링이 필요하거나 어떤 것에 부재를 겪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작은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의 행복만으로도 삶의 의미는 충분하다.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