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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린다 - 최돈선 스토리 에세이
최돈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린다
제목만 들어도 가슴에 무언가 미어지는듯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렇게 추운겨울, 나도 작가를 따라 그리움의 길로 들어서게되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것은 그 글이 나의 생각이나 관점과 다르다면 독서가 불편해진다.
특히 수필이라는 장르는 더더욱이 그사람의 생각을 읽는것이기에 맞지않는 작가의 글은 불편하다.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 비슷비슷한 사랑에 대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 이 또한 쉽게 읽혀지는, 그래서 기억에 남지않는 글이 아닐까 지레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저 편하게 읽히는 사랑에 관한 수필일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크게 벗어났다.
처음에는 가벼운 글들이 짧게 짧게 이야기되었다.
하지만 갈수록 글들은 여운을 길게 내어주었다.
아주 사소한 이야기들이지만, 그 속에는 사람에 관한 사랑이 깊게 뿌리내려져있다.
특히, '어머니'에 관하여서는 여러 글에서 그 그리움을 표현한다.
방황했던 젊은날을 기다려주시던 어머니, 그리고 돌아온 아들에게 밥을 지어먹이시며 그렁그렁한 눈길로 오래오래 아들을 바라보시던 어머니.
이제는 나이가드셔 치매에 걸리시고,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의 기다림은 아들의 기다림으로 변했다고 이야기하며,
이제는 안계신 어머니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어 놓으며 그 그리움을 표현한다.
엄마 또는 어머니라 작가가 부를때마다, 그리고 그 두사람의 이야기를 내가 옆에서 들을때마다 나또한 가슴먹먹히 나의 엄마를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작가는 어느 페이지에서 이렇게 말한다.
안녕. 안녕. 나는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이 세상의 사소한 것들을 씁니다. 구름 가듯이 씁니다.
이 책은 이 고백처럼 아주 사소한 이야기들, 주변에 관한 이야기들을 한다.
쥐에 관하여, 페이스북으로 이루어진 인연들에 관하여, 영화에 관하여, 스무살의 청춘에 관하여...
그 이야기들은 독백과도 같았다가, 어떤때는 상상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그저 에세이가 아니라 최돈선의 '스토리 에세이' 인것처럼 작가의 상상의 이야기가 에세이와 어울려 펼쳐진다.
그 이야기를 따라 나도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가 또는 현실에서 길을 멈추기도 하였다.
겨울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책이다.
쓸쓸하고도 차가운 이 날씨에 이 책을 읽다보면, 가슴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물컹물컹 올라온다.
작가의 '영혼이 배고픈 시'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리는 시인이고 싶다는 바람처럼,
작가가 이야기한 사소한 주제들을 마주칠때마다 나또한 이 책이 기억나는거보면 작가가 조금은 기뻐하지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