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점 오픈 이벤트] 방문 후기 작성하기

  이번 추석 연휴에는 내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하릴없이 종로로 나갔는데, 교통편이 좋기도 하고 대형서점들이 몰려있는지라 시간을 보내기도 좋기 때문이다. (불행한 것은 종로에서 맛집이랄만한 것을 아직 못 찾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맛있는 음식점은 왜 망하거나 맛이 변할까?)  

  2011년 9월 13일, 이 날은 추석 다음 날이었고 그래서 문을 연 가게가 많았다. 서점도 모두 정상영업이었다. 충무로에서 영화를 한 편 보고 종로로 걸어오니 탑골공원이 보이는 사거리가 나왔다. 종각 역 쪽으로 가기 위해 방향을 꺾었다. 그러자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지하였다. 

  나는 꽤 호기심이 들어서 목적지를 변경, 알라딘 중고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서점은 지하에 있고, 꽤 넓었다. 직원 분이 두 분 카운터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계단 바로 옆에 '특가상품'이 바구니에 담겨 있었고, 각 분야 별로 책장이 나뉘어 있었다. 서점이라기보다는 도서관같은 느낌이 나는 배열이었다. 한 쪽 구석(신간 중고서적이 놓여있던 부분)에는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었다. 지하였고 그렇게까지 넓은 공간은 아니었는데, 색상도 그렇고 인테리어 덕에 꽤 트인 느낌이 들어서 갑갑하지 않았다.

  예전에 헌책방을 한 번 간 적이 있는데, 말 그대로 '산처럼' 켜켜이 쌓여있던 책에 눌려서 돌아나온 기억이 있다. 알라딘 중고서점의 최대 장점은 '헌책방'이면서도 진열되어 있는 책이 헌책일 뿐, 진열도 구매방식도 보통의 서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책들은 '문학', '인문' 등의 구분에 따라 나뉘어진 책장에 꽂혀 있고, 각 책에는 책의 정가와 할인 가격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다. 새것과 다름없이 깨끗한 책이 대부분이었는데 상한 책도 간간이 끼어 있었다. 같은 책인데도 가격이 가끔 달라지는 것을 보니 책 상태에 대해 할인률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 같다. 절판된 책이나 아주 오래된 책은 별로 없고, 현재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책이 대부분이었다. 재고처리를 위해 새 책이면서도 중고서점에 들어온 책도 있는 듯 했다(랩핑도 안 뜯은 세트가 있었으니까).

  다만 책의 종류가 아주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진열에 신경을 덜 썼다는 느낌이 든 것이 아쉽다. 게다가 책장에 꽉 차게 진열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책을 꺼내고 넣는게 다소 불편하다. 같은 제목을 가진 책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보고 손이 간질간질해서 잠깐 정리를 했는데, 북엔드가 쾅쾅 넘어져서 무안했다(그런데 그 북엔드, 진짜 가볍기는 했다. 조금 더 묵직해야 책을 잘 지탱할 거 같은데. 디자인은 알라딘 마크가 새겨져서 꽤 귀여웠다).

  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구경하려 했는데, 괜찮은 책이 두 권 있어서 그만 충동구매를 하고 말았다. 서점으로 들어서는 계단 바로 아래에는 책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건 꽤 좋은 생각인 것 같다(하지만 책을 담으려고 제작한 물건은 아닌지, 신국판 하드커버 책을 담기에는 좀 뻑뻑했다). 책을 안고 다른 책을 살펴보기는 좀 힘드니까. 

  어쨌든 집에 와서 구입한 책을 다시 봐도 헌책 같지 않고 꽤 괜찮아 마음에 들었다. 온라인에서 알라딘 중고책을 이용한 적이 있는데, 이 때 제일 아쉬웠던 게 책의 상태를 직접 볼 수 없다는 점과 배송비 부분이었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배송비도 없고 책의 상태도 볼 수 있어서 좋다. 다음에 또 한 번 들러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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