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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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라고 한다. 그것도 2013년 기준으로 8년 동안 1. 청소년들이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부모의 자격>은 많은 사례들로 학부모가 아닌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청소년 시절 읽은 소설이나 책들은 살아가면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로 자리하고 알게 모르게 살아가는 데 토양이 된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은 특목고나 대입 시험으로 책을 읽을 시간이 없고,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나 고시 등 각종 시험공부로 또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소설 책 한권 제대로 읽지 않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면 그것은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99)

 책을 접할 시간도 없이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서 학원까지 다녀오면 아이의 시간은 보통 12시를 넘기기 일쑤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한다면 아이는 대체 언제 잠을 잘까. 성장기 아이에게 잠보다 공부를 내미는 것은 성장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가 다 명문대라는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나아갔기 때문에 붕어빵처럼 졸업 해 대기업을 취업을 소망한다. 이렇게 똑같은 목표를 가진 이가 많으니 취업문도 더 좁은 것은 아닐까. 왜 공부만 해야 할까. 공부로 자녀와 부모의 능력을 판단하는 잣대로 보기 때문에 이 지경이 되지 않았을까.

 

저는 중학교때 이미 했던 것들이라 대학생활이 너무 시시했어요. 그래서 휴학계를 내고 다시 공부하기로 했죠.” 지선이는 교사가 되고 싶어 재수를 해서 서울에 있는 사법대에 합격했다. 자신이 10대 초 이미 심하게 어긋나보았기 때문에 교사가 되면 학생들 지도는 잘할 것 같다고 웃는다. 방학 중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박지선 양을 보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게 얼마나 인내와 기다림이 요구되는지 피부로 느껴졌다. (105)

사춘기 방황으로 모범생이 날라리로 변해 공부는 뒷전이고 대학도 못가고 자신의 자리까지 잃어버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사춘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에 대한 방법을 여러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많은 사례 중 지선이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노는 친구들과 어울려 찜질방에서 물건까지 훔쳐 경찰서에 가게 된다. 어머니는 지선이를 포기치 않고 선생님께 무릎을 꿇었다. 그때 지선이의 방황도 무릎을 꿇었다. 많은 아이들이 사춘기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때는 아이들은 무엇이든 자신이 할 수 있을 것처럼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부모가 작아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시기는 언젠가 지나간다. 그런데 부모는 이때를 견디지 못해 유학을 보내든가 하는 섣부른 판단의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저자는 말한다. 그때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6학년 때는 전교회장을 나간다고 하기에 엄마는 바쁘고 학교일에 신경 쓰기 싫으니 나가기만 하면 이사 갈 거라고 협박해서 출마하지 못하게 했단다. 전교회장 못 해서 안달 난 여느 부모들과는 딴판이다. 남편에겐 항상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지만 아이들은 2, 3일된 밥도 그냥 먹으라고 한단다. (165)

 

자식을 오냐오냐 키우는 부모들과는 다른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 학부모회의도 참석치 않고 아이가 학생회장을 하겠다고 해도 말리는 부모. 요즘 이런 부모를 보기가 힘들다. 그런데 내 친구 중에도 어머니께서 대학원진학을 하면서 아이에게는 최소한의 것만 해주는 분이 계셨다. 그 친구도 어머니께서 제대로 밥만 해줘도 황송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아이는 애정을 주면 그것이 애정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그것은 당연하게 느낀다. 하지만 당연하게 애정을 주는 것보다 그 애정이 값진 것을 깨닫게 할 때, 그 가치를 알고 제대로 행동하게 된다.

 

 전철을 타면 어린 아이가 목청껏 떠는 것을 종종보곤 한다. 그렇게 시끄러운 아이보다 더 보기 싫은 것은 아이를 말리지 않고 잘한다며 더 부추기는 부모이다. 공공시설에도 그러할 진대 집에서는 얼마나 더 과잉애정을 쏟을까. 그 생각에 한숨부터 쉬게 되고 아이가 장차 커서도 전철에서 소리치는 모습이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어려서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과잉애정보다는 아이의 조언자로써 관찰자로써 인생 선배로써 아닌 것은 아니라고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결국, 책은 그걸 말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 간서치는 위의 책의 출판사인 와이즈베리 서평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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