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루아 이야기 1
김연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김연주작가를 알게 된 것은 <소녀왕>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당찬 여자주인공에 고분고분하고 자상한 남자주인공. 하지만 그들은 무언가 감출 수없는 비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음울하고 무서운 분위기와는 반대로 유머러스한 면이 독보였던 작품이었다. 그 작품이후로도 <플라티나>, <聖 도체스터 학원 살인사건>, < Fly>, 등등을 보면서 작가가 나처럼 좋아하는 시대는 중세시대처럼 펄럭이면서 남녀가 만나 춤을 추고 왕궁이 등장하는 그 시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시대를 사랑하고 유머도 겸비하면서 그림까지 예쁜 작가는 흔치 않다. 스토리와 그림이 맞물려 가는 경우도 흔치 않은데 말이다.

 

전권까지는 아닐지라도 작가가 그린 모든 종류의 만화책을 소장하고 있다. 작가의 신작인 <펠루아 이야기>가 나온줄 모르고 있다 우연히 보고는 포털사이트에서 e-book으로 빌려 보았다.

 

책의 소개에는 작가가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러브스토리를 쓴다고 했다. 하지만 역시 주인공들은 왠지 사랑에는 덤덤한 것 같다. 여주인공인 테사공작의 딸인 오르테즈 에크릴은 옆구리를 찔러서 펠루아의 8대 백작이자 17살, 자신과 같은 나이인 아시어스 라프레이에게 청혼을 하게 한다. 그래서 시작되는 정략결혼. 하지만 아시어스와 오르테즈에게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보면서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아시어스, 그런 것에 굴하지 않은 당찬 성격의 오르테즈. 역시 그리고 작가의 유머는 빠지지 않는다. 오르테즈의 여동생이 언니가 살 집인 펠루아성을보고는 자신의 집보다 작아서 어린 나이임에도 절망에 빠지는 모습은 웃음을 짓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형부에게 금화 한닢을 쥐어주는 모습은 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음을 금할 수가 없다.

 

얼굴을 밝히는 오르테즈와 은근히 부인을 챙기는 아시어스의 정략결혼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그들의 결혼식과 사냥장면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애니메이션으로 칼라와 움직임이 섞이고 음악이 함께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즐겁게 읽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책을 주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르테즈가 그의 신랑과 함께 잠자리에 들면서 읽어주는 책의 글귀는 <사생활의 역사>에서 발췌되었다고 한다.

 

그 글귀가 일주일 내내 멤돈다.

 

 

사랑의 신이여,

나를 잠들게 해주소서

 

그리고

꿈꾸게 해주소서.

 

당신만이

그걸 할 수 있을 뿐,

깨어있을 때

보지 못하는 그녀를

꿈속에서라도

보게 해주소서

 

나의 여인이여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온통 당신에

대해서요.

 

당신품에서

잠들 수 있다면 내게

행운이 찾아올 것 같소.

그리고 나는 끊임없이

이렇게 말할 것이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여인이여,

 

그대는

내가 깨어 있는 동안

영원한 나의 사랑하는

여인이오

 

밖에서 내 눈이 감기면

안에서는 내 마음이

당신과 함께

밤을 지새울 것이오

 

그렇소.

당신과 함께,

여인이여

 

그렇소.

당신과 함께.

 

- 플라멩카 <사생활의 역사>에서 발췌

 

눈이 뜨는 순간부터 감는 순간까지 그대만을 생각하겠다는 외눈박이 사랑이 보인다. 아시어스는, 오르테즈는 그 대상이 누구일까. 나의 그대는 누구일까. 그들의 정략 결혼이야기는 이제 시작되었다. 앞으로도 덤덤한 아시어스, 당찬 오르테즈에게 어떤 변화가 올 지, 그들의 미래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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