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손을 대고 자기혐오에 빠진 적이 있어서 이 책이 더 남다르게 다가왔어요.저자는 이런 제게 본인을 탓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부모는 성인군자가 아니라고 조곤조곤 따뜻하게 이야기를 해줬어요.저는 화가 났는데 아이는 왜 제가 그러는지 몰라서 더 화가 날 때도 있는데 아이는 부모가 왜 화가 난지도 모른 채 일방적으로 화를 받아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수긍이 되는 말이지만 그 순간이 되면 욱하는 마음이 마구마구 올라오기도 해요.얼마전 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자기친구에게는 칭찬도 해주고 예뻐하면서 자기는 미워한다는 말을 하는데 아차 싶었어요.아이 눈에는 그렇게 느껴졌구나 싶으면서 평소 아이에게 긍정적인 표현을 더 해주었다면 아이가 그렇게 생각했을까 싶더라구요.긍정적인 표현을 통해 엄마의 마음을 받고자라는 아이에게 충분히 충족될만큼의 감정전달이 부족했구나 싶었어요.책 속에 나온 나쁜 부모는 있어도 나쁜 아이는 없다는 말을 다시 새겨보면서 아이가 내 마음을 알거라는 나의 착각을 거두고 내 마음전달과 아이의 순수한 의도를 먼저 읽어보는 연습을 많이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중간중간 일러스트며 만화, 직접 적어보거나 생각해보는 질문들까지 있어서 강사님이 하는 참여형 강의를 듣는 듯했어요.작지만 알찬 책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남자아이라 강한 동물들에 이끌리는지 호랑이를 그렇게 좋아하더라구요.전래동화에서도 호랑이가 나오는 이야기만 골라서 찾아오는 아이라 집에 호랑이 피규어도 꽤 있답니다.호랑이보러 동물원가는 것도 좋아하는 아이인데 저는 언제부턴가 동물원이 꺼려지는 장소가 되었어요.아이가 좋아해서 가곤 하지만 거기 있는 동물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불편하더라구요.이 책은 호랑이 중에서도 특히 시베리아호랑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큰 선물인 책이었어요.저는 읽는 동안 슬프기도 했지만 위안을 받는 기분도 들었어요.엄마는 동물원 올 때마다 조금 슬프다는 감정을 말로 했을 때는 잘 와닿지 않아 하던 아이가 책을 읽으며 같이 생각해보고 슬픈 감정을 나눠보았거든요.이 책은 시베리아 호랑이 금강이와 금송이, 미호 세마리 호랑이가족의 이야기에요. 우리나라에서 번식시키려고 데려왔지만 수목원이 다 지어지기 전에 먼저 한국에 오는 바람에 작은 동물원에서 살 수 밖에 없었죠. 초원을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지내기엔 동물원은 작고, 차가운 시멘트들에 둘러싸인 곳이라 적응하기 힘들었나봐요. 수목원이 다 지어지기 전에 금송이와 미호는 죽고 말았고 홀로 남은 금강이는 2년뒤 수목원으로 옮겨진지 9일만에 금송이와 미호 곁으로 가게 되었어요.셋은 넓은 수목원에서 뛰어 보지 못했지만, 뒤이어 온 호랑이들은 다행히 잘 적응해서 살고 있다고 해요.티비에서는 넓은 초원을 뛰어다니는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보고싶어서 찾아간 동물원에서 보는 동물들은 야생의 모습은 커녕 좁은 우리에서 항상 스트레스가 많아보여서 불편한 마음이 들곤 하는데 책에서처럼 바뀐 입장이라면?하고 생각하니 생각을 더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안 좋았어요.호랑이가 살고 싶은 ‘집‘은 어떤 곳일까? 하는 책에서 주는 질문과 함께 책 마지막장의 세마리 호랑이가 눈덮인 설원을 뛰는 장면과 함께 오래도록 뇌리에 남네요.호랑이가 살고 싶은 집은 넓어서 마음껏 뛸 수 있고 다른 동물들도 만날 수 있고 보는 사람 없는 곳일 거라는 아이의 대답을 들으니 다음에 동물원에 가게 된다면 아이도 우리 안에 있는 동물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갖고 있지만, 숨은그림찾기를 할 수 있는 재미난 요소도 갖고 있었어요.일곱 마리 아기 염소하면 딱 떠오르는 그 유명한 동화를 모티브삼아 작가님이 상상력을 마구 발휘하셨는데 아이는 아주 재미있어 했답니다.엄마와의 숨은염소찾기 대결이 그 재미를 배가시킨 것 같기도 하고요.표지를 보면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궁금한데요.아기염소들에 비해 몸집도 큰 늑대가 뭔가 골탕을 먹고 있는 듯하죠.기존의 동화에서는 잡아먹힌 후 엄마염소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 아이들은 뭔가 다른 것 같아요.앞으로 닥칠 일은 생각도 못하고 꽃단장을 하고 아기염소들을 잡아먹을 생각에 들뜬 늑대.문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여기까지는 순조로웠죠.에잉, 이건 무슨 일일까요?와우, 이 혼돈의 공간에서 어떻게 아기염소들을 찾을까요?아이는 자기가 다 찾을 수 있다며 그림을 유심히 보며 아기염소를 한마리씩 찾았어요.저는 빤히 보이지만 한두곳정도를 헤매는 아이에게 넌지시 힌트도 주면서 응원해줬어요.늑대는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합니다.정리를 하면 아기염소들이 숨을 곳이 없을 것이니 정리를 한 후에 찾아서 잡아먹겠다고요.하지만 이런 공간이 2곳이나 더 있다는 걸 늑대는 몰랐어요.사냥보다는 청소에 더 소질이 있어보이는 이 늑대가 열심히 청소를 하고 드디어 잡아먹는 것도 아닌 이렇게 어지럽히고 살면 되겠냐고 훈계를 하는 순간...!엄마염소 등장!이 반전이 너무 재미있어서 아이와 함께 웃었네요.참 일이 안 풀리는 늑대는 먹이잡기는 커녕 돼지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게 됐네요.결말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숨은그림찾기처럼 세 장면이 엄청 복잡하게 어지러진 집안을 잘 묘사해주셨는데 작가분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숨바꼭질놀이하듯이 잘 숨어있는 아기염소들도, 늑대가 청소할 때 아기염소들의 능청스러움도 재미있었고요.
너무 귀여운 아기그림책을 만나봤어요.아기들에게 벌써 ㄱㄴㄷ 한글노출인가 싶지만 아기들에게는 그림과 이야기자체가 매력적이고 조금 큰 아이들에게는 정말 단순하고 재미있게 자음자체를 알려줄 수 있는 놀라운 책이었어요.일단 색감과 그림이 마음이 따뜻해주는 그런 매력이 있어요.아기자기하지만 한눈에 묘사하는 모든 그림들이 보이죠?ㄱ 감았다 떴다 눈 기역누워있는 아기의 눈이 ㄱ 기역이에요.ㄱ이 아니 눈이 되다니..아직은 형태만 있는 모습들이 어떻게 변할지 너무 궁금하죠?ㄴ 냄새를 맡는 코 니은방문밖에서 아기의 코에 다다르는 수박, 계란후라이 같은 음식냄새들이 귀엽네요.ㄷ 다물었다 벌렸다 입 디귿창의력이 부족한 저는 입은 ㅇ자로만 생각했지 ㄷ 모양의 입은 낯설었지만 그림을 보고는 설득이 됐어요.밥먹는다고 크게 벌린 입모양이 귀여워요.ㄹ 랄랄라 노래 듣는 귀 리을저는 왜 아기가 귀걸이라도 한듯이 보이는 걸까요?귀가 큰 아기는 남의 말도 잘 들어주는 그런 아이로 자라겠죠?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더해져서 마지막 ㅎ히읗 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처음보다는 많이 복잡해진 모습지만 이 부분이 포인트랍니다!ㅎ 하하하 웃음 단추 배꼽 히읗손가락으로 배꼽을 간질여주면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까르르한답니다.하나하나가 더해지는 그림에 집중하며 ㅍ피읖까지 읽다가 ㅎ히읗에서 시원하게 한바탕에 웃으니 더 즐거운 책으로 기억하게 되는 거 같아요.마지막에는 정리된 내용이 있어서 다시 앞의 내용들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아이에게 약간의 기억력테스트도 되고요.한글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큰아이, 아직 돌쟁이 작은아이 모두 다 여러 방면으로 오래 볼 듯한 책이에요.기발한 한글책, 아기자기한 아기그림책으로 손색이 없고 재미있게 한글자음들을 쭉 훑어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라 ‘다비드 칼리‘와 ‘세바스티앙 무랭‘의 [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자기방정리하기를 싫어하는 귀여운 악셀의 모습에서 자기자신의 모습을 본 것인지 밤마다 들고 오는 책 중 하나였는데 그 후속편인 [우리 집에 공룡이 살아요!]가 나왔다고 해서 궁금했어요.4살터울의 형제인데 둘째가 행동반경이 더욱 커지면서 첫째가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때마침 잘 만난 책이었어요.이번에는 남매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으로 풀어주셨더라구요.처음 책을 펼치고 많이 자란 악셀의 모습에 조금 놀라기도 하고 부쩍 커버린 모습에 조금 섭섭하기도 했어요.브론토 메갈로 사우루스라며 쿵쾅거리던 꼬마 악셀이 살짝 그립더라구요.아무튼 이렇게 커버린 악셀은 방정리가 싫어서 공룡으로 변신하던 때는 뒤로 하고 모형 조립을 가장 좋아하고 장난감을 크기와 색깔별로 정리하는 아이로 자랐어요.전편에서 보여주던 그 어지러운(저희 집에도 있는) 방을 생각하면 대단한 발전이었어요.그런 악셀에게 여동생 아나이스가 나타났어요.(그림상으로는 아나이스가 아직 성별이 모호해서 첫째의 감정이입을 위해 저는 남동생으로 읽어줬어요.)뭐든 파괴하는 모습이 악셀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지만 깔끔정리쟁이로 자란 악셀에게 동생은 그야말로 공룡같은 존재죠.더구나 동생이 우는 건 또 악셀의 탓이 되니..에휴~ 악셀이 안쓰럽기도 하더라구요.아무리 방어막을 해놓아도 다 부수고 들어오는 동생 아나이스 티라노사우루스를 막을 수 있을까요?결국 초음파신호로 부모님께 구조요청을 보낸 아나이스덕에 한 공간에서 놀게 된 둘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듯 했지만 결국 아나이스는 악셀이 공들여만든 우주선을 부수고 만답니다.어떻게 됐을지 뒷이야기도 무척 궁금해졌어요.저희집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풍경인데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둘째가 아직 어리다는 생각에 첫째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우게 되더라구요.책을 읽고나니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둘째위주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첫째를 더 봐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이에게 많이 미안했어요.형제, 남매, 자매 모두 재미있게 공감하며 볼 수 있고 첫째아이의 감정을 읽어줄 수 있는 책이라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