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호랑이의 집은 어디일까? 신나는 새싹 128
한라경 지음, 문명예 그림 / 씨드북(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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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라 강한 동물들에 이끌리는지 호랑이를 그렇게 좋아하더라구요.
전래동화에서도 호랑이가 나오는 이야기만 골라서 찾아오는 아이라 집에 호랑이 피규어도 꽤 있답니다.
호랑이보러 동물원가는 것도 좋아하는 아이인데 저는 언제부턴가 동물원이 꺼려지는 장소가 되었어요.
아이가 좋아해서 가곤 하지만 거기 있는 동물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불편하더라구요.

이 책은 호랑이 중에서도 특히 시베리아호랑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큰 선물인 책이었어요.
저는 읽는 동안 슬프기도 했지만 위안을 받는 기분도 들었어요.
엄마는 동물원 올 때마다 조금 슬프다는 감정을 말로 했을 때는 잘 와닿지 않아 하던 아이가 책을 읽으며 같이 생각해보고 슬픈 감정을 나눠보았거든요.

이 책은 시베리아 호랑이 금강이와 금송이, 미호 세마리 호랑이가족의 이야기에요. 우리나라에서 번식시키려고 데려왔지만 수목원이 다 지어지기 전에 먼저 한국에 오는 바람에 작은 동물원에서 살 수 밖에 없었죠. 초원을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지내기엔 동물원은 작고, 차가운 시멘트들에 둘러싸인 곳이라 적응하기 힘들었나봐요. 수목원이 다 지어지기 전에 금송이와 미호는 죽고 말았고 홀로 남은 금강이는 2년뒤 수목원으로 옮겨진지 9일만에 금송이와 미호 곁으로 가게 되었어요.
셋은 넓은 수목원에서 뛰어 보지 못했지만, 뒤이어 온 호랑이들은 다행히 잘 적응해서 살고 있다고 해요.

티비에서는 넓은 초원을 뛰어다니는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보고싶어서 찾아간 동물원에서 보는 동물들은 야생의 모습은 커녕 좁은 우리에서 항상 스트레스가 많아보여서 불편한 마음이 들곤 하는데 책에서처럼 바뀐 입장이라면?하고 생각하니 생각을 더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안 좋았어요.

호랑이가 살고 싶은 ‘집‘은 어떤 곳일까? 하는 책에서 주는 질문과 함께 책 마지막장의 세마리 호랑이가 눈덮인 설원을 뛰는 장면과 함께 오래도록 뇌리에 남네요.

호랑이가 살고 싶은 집은 넓어서 마음껏 뛸 수 있고 다른 동물들도 만날 수 있고 보는 사람 없는 곳일 거라는 아이의 대답을 들으니 다음에 동물원에 가게 된다면 아이도 우리 안에 있는 동물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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