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긴 매듭
배미주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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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긴 매듭


📍 <질긴 매듭>

- 사계절 출판사에서 출간된 <질긴 매듭>은
다섯 명의 작가(배미주, 정보라, 길상효, 구한나리, 오정연)가 참여한
앤솔로지 소설집이다.


‘모계 전승’을 화두로 삼아
여성으로서 이어받아 온 경험과 기억,
그리고 그 속에 스며든 고통과 연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앤솔로지답게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다섯 편의 단편이 묶여 있어,
읽는 동안 다양한 장르와 감정을 오가며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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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작품은 독립적인 단편으로,
호러·리얼리즘·SF 등 여러 장르적 접근을 보여준다.


공통적으로는 모성 신화 해체, 여성 간의 연대,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이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대물림되는 고통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성 간의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생명과 존재의 가치는 누가 결정하는가?
이 책은 명확한 해답을 주기보다는,
위와 같은 질문을 독자가 곱씹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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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중 ‘완’이 겪는 저주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여성에게 부과되는 생물학적 역할 강요에 대한 분노로 다가왔다.


정보라 작가는 호러라는 장르를 통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공포를 드러내며,
‘여성이 아이를 낳는 일’을 둘러싼 사회적 기대와 압박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읽으면서 나 자신도,
주변에서 느껴왔던 무언의 압력과 기대가 떠올라 등골이 서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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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품들도 각각의 색깔로 오래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길상효의 〈행성의 한때〉는 SF적 상상력 속에서 존재의 존엄을 묻고,
배미주의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는
사회가 외면한 존재들의 생존을 조명한다.
구한나리의 〈거짓말쟁이의 새벽〉은 자매 관계 속 고통과 공감을,
오정연의 〈오랜 일〉은 잊히지 않는 폭력과 기억을 담는다.


단편마다 결이 달라 읽는 호흡이 계속 바뀌고
덕분에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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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덮고 나면,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연대의 시작이다’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무겁고 불편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공유할 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도 따라온다.


<질긴 매듭>은 여성 서사를 넘어,
사회가 외면해 온 목소리를 들려주는 소설이다.


환상적이고 상징적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
가족과 여성의 삶에 대해 고민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
잘 맞을 거로 생각한다.


앤솔로지 특유의 다채로움 덕분에
누구든 마음에 남을 한 편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 내 삶을 갉아먹는 존재들은 다 버려도 됩니다. (p.88)



📚 장르와 문학적 실험을 모두 경험하고 싶은 독자
📚 여성 서사와 사회적 목소리에 공감하고 싶은 독자
📚 짧지만, 여운이 긴 이야기를 찾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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