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의 세계 - 김설과 난초살인사건
김혜량 지음 / 서삼독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리의 세계 : 김설과 난초살인사건


🌙 <작가와 책 소개>



- <리의 세계>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지만,
단순한 사극이나 미스터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김혜량 작가의 <리의 세계>는
복잡한 인간 심리와 철학적 질문을 함께 다룬,
독특한 결을 가진 소설이다.

동양철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리(理)’라는 중심 개념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 과거에 급제했지만, 벼슬길은 멀기만 한 ‘김설’은
명문가의 사위 자리를 미끼로 ‘천란’이라는 난초의 행방을 찾아 떠난다.


그러나 그가 도착한 입기현 마을에는
난초 대신 차가운 시신이 기다리고 있었고,
이성이나 논리가 통하지 않는 듯한 현실 속에서
김설은 의심과 혼란에 빠진다.


🌙 <캐릭터>

- <리의 세계>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이 결코 한눈에 파악되지 않는
복합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고전 병서를 탐독하며 속을 알 수 없는 아름다운 여인 고채,
겉으로는 선하지만, 내면엔 어두움을 품은 정진허,
무당 을그미와 민하겸 등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선악으로 단순히 나뉘지 않고,
각자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런 인물들의 다층적인 매력이 미스터리 서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 <리 理>

-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리(理)’는 이 작품의 중심 개념이다.
책을 읽으며 찾아본 결과,
‘리’는 사물과 인간, 세계의 이치를 뜻하는 동양철학의 핵심 개념이라고 한다.


주인공 김설은 유생답게 사건과 관계를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입기현이라는 마을은
그런 이성적 개념이 통하지 않는 곳처럼 느껴진다.


🌙

- 시대극으로서의 고증도 꽤나 신경을 쓴 듯 보인다.
의복, 계급 구조, 말투 등이 작위적이지 않고,
시대적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유교 질서 아래에서의 관계,
남녀 간의 거리감 등은 조선시대라는 배경을
설득력 있게 해준다.


문체는 딱딱하지 않고 고전적이면서도 몰입감 있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

- 이 소설은 단순히 논리로만 사건을 해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논리가 무력해지는 순간 속에서
철학적 질문과 감정의 충돌, 미스터리의 긴장감을 잘 녹여낸다.


무엇보다 사건보다 중요한 것은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이다.


그 선택들은 각자의 ‘리’, 즉 각자의 세계에서 비롯된다.
각자의 ‘리’를 붙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복잡함이
단순한 옳고 그름으로 나눌 수 없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 악이란 건 그런 겁니다.
눈앞의 문제는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자기들이 독점한 학문을
자기들만을 위한 도덕으로 둔갑시키는 이기심. (p.261)



📚 역사적 배경이 있는 미스터리를 찾는 독자,

📚 캐릭터 중심 서사의 소설을 선호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