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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향수 - 걸작의 캔버스에 아로새긴 향기들
노인호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6월
평점 :
📙 명화와 향수
📍 향으로 만나는 명화 한 점, 감정 한 조각 📍
💡
- 향기와 그림이라니! 내가 좋아하는 두 개의 조합이다.
왜 지금껏 이런 조합의 책을 만나지 못했던 걸까.
너무 신선하다! 라고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눈과 코를 동시에 여는 책,
<명화와 향수>는 바로 그런 책이었다.
💡
- 목차는 향의 종류별로 나뉘어 있다.
1️⃣ANIMALIC (애니멀릭)
2️⃣FLORAL (플로럴)
3️⃣WOODY (우디)
4️⃣GREEN/AROMATIC (그린/아로마틱)
5️⃣CITRUS/FRUITY (시트러스/프루티)
6️⃣MALT (몰트)
- 각 향조에 어울리는 화가와 그림이 소개되고,
마지막에는 어울리는 향수가 조심스레 큐레이션 되어있다.
미술을 잘 몰라도 편하게 읽을 수 있고,
향수를 잘 몰라도 상상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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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인 ‘노인호’ 작가는 뉴욕 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그림과 향을 연결해 투어를 진행했던 전문가다.
투어 참가자들에게 어울리는 향수의 시향지를 나눠줬고,
입소문이 나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에 담긴 감각과 설명들은 단순한 ‘정보’가 아닌
직접 눈앞에서 들려주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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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으면서 특히나 좋았던 점은 조선 화가들이 소개된 부분이다,
평소 접했던 미술 서적들은 대부분 서양 미술 중심인 점을 생각하면,
조선의 화가를 깊이 다룬 책은 흔치 않다.
그래서 조희룡과 남계우의 이야기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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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룡 / 매화향
- 조희룡의 매화 그림은
꽃잎이 부서질 듯 피어나는, 힘 있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남계우 / 모란. 치자향
- 남계우의 <호접도>는 색채와 세밀한 묘사가 황홀했다.
한 번이라도 실물로 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 램브란트 / 우디향
- 내가 정말 좋아하는 램브란트와 우디향의 조합도 반가웠다.
진중한 색감과 분위기, 무게감 있는 향과 너무 잘 어울린다.
▪️ 프란스 할스 / 보리향
- 보리향이라니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익살스러운 표정이 담긴 할스의 그림들과 보리향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보리향의 향수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는데,
꼭 한 번 시향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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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향수’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영화는 주로 시각과 청각에 의존하는 예술이라 ‘냄새’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영화를 보면서 18세기 파리 생선 시장의 비린내와 썩은 내,
그리고 과일과 꽃의 향기가 실제로 나는 것처럼 느껴진 경험이 있다.
이처럼 예술은 분야를 넘나들며
우리의 감각과 감정을 풍부하게 해준다.
내가 영화 속에서 냄새를 상상하고 느낀 경험처럼,
이 책이 제안하는 명화와 향의 만남도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의 문을 열어준다.
📚 향수와 명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예술을 조금 더 다채롭게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명화와 향수>는 정말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느리고 섬세하게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한 번쯤 만나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