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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기 있는 사전 - 말끝마다 웃고 정드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
양민호.최민경 지음 / 호밀밭 / 2025년 7월
평점 :
📙 쓰잘데기 있는 사전
📍 말끝마다 정겨움이 묻어나는 작은 지도 📍
⭐️
- 부산 사투리 101가지를 소개하는 <쓰잘데기 있는 사전>은
그냥 지역어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말에 담긴 정서와 상황, 유머를 함께 풀어내며
읽는 내내 유쾌하고 따뜻한 정서를 전하는 문화 탐구서다.
형식은 각 단어마다 짧고 간결한 형식으로,
초심자도 흥미를 갖고 재밌고, 편히 읽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
- 나는 1n 년을 경기도, 2n 년을 충청도 지역에서 살았다.
부산 사투리와는 솔직히 전혀 인연 없던 삶이었다.
하지만 경상도 남자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나의 언어생활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갑작스레 주변 사람 대부분이
경상도, 특히 부산 사람이 되었고—
그들의 말투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강하고 빠르며 직설적인 말투에
“내가 뭘 잘못했나?” 싶을 만큼
상대가 나를 싫어하거나 화내는 건 아닌지
괜한 오해를 하기도 했고,
몇 년간은 명절을 지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통화!
얼굴을 마주 보면 눈치라도 챌 수 있었지만,
전화는 정말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려웠다.
말이 빠르기도 하고 억양도 익숙하지 않아,
결국은 "네네~"만 반복하며
내용을 절반쯤 놓치는 대화가 다반사였다. 🤣
(우리 식구들이 말이 “많이” 빠른 것도 이유라면 이유)
⭐️
- <쓰잘데기 있는 사전>은 그런 나에게
정말 ‘쓰잘데기 있는’ 🤭 책이었다.
각 단어마다 단순한 뜻풀이를 넘어서
어떨 때 쓰이는지, 누가 어떤 상황에서 쓰는지,
어떤 뉘앙스를 담고 있는지를
재치 있고 생생하게 풀어낸다.
읽다 보면 자연스레 웃음이 나고,
어느새 그 말이 쓰이는 상황이 눈앞에 그려진다.
⭐️
- 책을 읽으며
부산 사람들의 유머와 정서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됐다.
‘그저 ‘세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이 아니구나,
농담과 정을 빨리 주고받는 방식이었던 걸까?’
라며 이해도 해본다.
⭐️
- 이 책은 부산 출신이라면
추억이 담긴 앨범처럼 읽힐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부산과 연이 없던 사람에겐
한 도시의 문화 여행서가 된다.
📚 부산 사투리를 배우고 싶은 독자
📚 지역 언어의 뉘앙스와 정서를 알고 싶은 독자
📚 타지역 사람들과의 소통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마음 편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쓰잘데기 있는 사전>은
단어 하나에도 사람 사는 냄새가
묻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