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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 - 연쇄살인범의 딸이 써 내려간 잔혹한 진실
에이프릴 발라시오 지음, 최윤영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평점 :
📙 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
📍 흐려질 순 있어도, 사라지지 않은 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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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는 실화 기반의
범죄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겉으로는 신뢰받는 이웃, 실제로는 방화, 살인, 탈옥을 저지른
사이코패스 ‘에드워드 웨인 에드워즈’
그 일그러진 가족 내에서 자란 딸이 써 내려간 진실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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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내가 이 집의 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숨죽인 채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고,
아빠의 기분에 따라 온 가족이 움직이는 분위기.
읽고 있는데도, 마치 그곳의 공기가 피부에 와닿는 것 같다.
에이프릴의 아버지는 누가 봐도 “이상한 아버지”이다.
‘이 사람 나르시시스트인가?’ 싶어지는 장면들과
동물과 아이를 대하는 방식에서 느껴지는
압도적 이기심과 충동성.
인간이라기보다, 정말 짐승에 가까운 존재 같다고 느꼈다.
읽는 중간에 책장을 덮고 숨을 고르지 않으면,
계속 읽기 힘들 만큼 고통스러운 장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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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참 신기하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어떤 장면들이
어느 날 문득, 맥락 없이 떠오르기도 한다.
작가는 그런 파편을 모은다.
그리고 연결해 본다.
아버지의 이상한 행동과 들었던 말,
표정들.
이런 것들은 결국 진실을 찾아가는 데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단순히 “연쇄살인범의 딸”이라는 자극적 타이틀을 넘어서,
한 사람이 기억과 진실 사이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버텨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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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해야 할 공간이 공포의 무대가 되는 과정들이
지독히도 생생히 그려진다.
그리고 그렇게 자라난 아이가
진실을 말하기 위해 모든 걸 감내하는 모습은,
읽으면서 먹먹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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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는
그저 충격적 고백이 담겨있는 논픽션이 아니다.
철저하게 감춰진 공포 속에서 살아남은
한 사람의 기억 투쟁기라고 할 수도 있다.
작가는 외면하지 않는다.
아버지를 고발하고, 진실을 말하고,
기억을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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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불편하고, 가족은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끝까지 붙잡아야 할 기억이 담긴 책이었다.
공포와 침묵, 그 사이에서도 끝내 눈을 감지 않은 한 사람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실화 기반의 범죄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
📚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담아낸 책을 찾는 독자
📚 용기와 생존에 관한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이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 나는 우리가 도깨비로부터 도망치고 있다고 믿었다. 그 도깨비가 아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이후로도 수년간 하지 못했다. (p.126)
✔ “나쁜 짓을 했지만, 우리 아빠라는 이유로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게 정녕 우리에게 주어진 몫일까? (...)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건 살인이잖아, 살인.” (p.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