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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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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움가트너 >
▪️ <폴 오스터의 마지막 인사 : 책 소개>
- 10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노교수 바움가트너.
아내의 부재 속에서 조용히 삶을 이어가던 중,
아주 사소한 사건들을 계기로 오래된 기억들이 다시 떠오른다.
타버린 냄비와 아내의 글들.
그 흔적들은 바움가트너를 과거로 이끌고, 상실의 고통을 바라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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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제 인간 그루터기, 자신을 온전하게 만들어 주었던 반쪽을 잃어버리고 반쪽만 남은 사람인데, 그래, 사라진 팔다리는 아직 그대로이고, 아직 아프다. 너무 아파서 가끔 몸에 당장이라도 불이 붙어 그 자리에서 그를 완전히 태워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p.37)
✔ “바움가트너는 지금도 느끼고 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 지금도 살고 싶어 하지만 그의 가장 깊은 부분은 죽었다. 그는 지난 10년간 그것을 알고 있었으며, 지난 10년간 그것을 알지 않으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p.67)
- 이 문장을 읽고, 마음이 푹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도 아닌 애도’가 그대로 담겨 있는 느낌.
바움가트너가 느끼는 상실의 고통은 환지 통과 같다.
곁에 있던 누군가는 사라졌지만, 고통은 여전히 존재한다.
서사가 뚜렷한 소설은 아니다.
아내에 대한 기억, 부모에 대한 기억 등 기억을 따라 이야기는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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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다는 건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 고통을 두려워하며 사는 것은 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p.68)
- 이 책을 읽으면 ‘기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렬한 감정의 매개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기억은 고통처럼 존재하지만, 그것을 마주하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
바움가트너는 아내를 기억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위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 잠시 자기 자신을 떠나 삶이라는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가 된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p.151)
- 책은 기억, 애도, 연결에 관해 이야기한다.
기억함으로써 떠나간 이들은 영원히 곁에 머물 수 있고, 그리움과 고통의 애도 과정을 거쳐 다른 이들과의 연결을 통해 우리는 살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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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움가트너>는 삶의 끝에서 건네는 인사와도 같은 소설이다.
240페이지 정도의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깊이 있고,
마음에 잔잔히 오래 남을만한 이야기이다.
📚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 분.
깊이 있는 문장의 소설을 찾는 분에게 추천하고,
폴 오스터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좋은 입문작이 될 것 같다.
그러니 궁금하셨던 분들은 얼른 읽어보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