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사람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고수경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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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사람 >

#고수경 지음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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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그녀는 그때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던 순간.’ _ p.244 (옆사람 中)

✔ ‘발치에 깔린 화단에는 학생들이 심은 묘목의 새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 화단은 딱 한 걸음의 폭이었다. 창 너머 목소리가 들릴 만큼의 거리.’ _ p.42 (새싹 보호법 中)

 

- 고수경 작가는 처음 접해보는 작가이다.

어떤 책인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폈는데, 8편의 단편이 모두 울림과 여운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연인, 부부, 친구, 이웃 등 책 등장인물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했을 때 가장 가깝다고 느낄만한 관계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이들 간의 가깝지만 멀게, 타인으로 느껴지는 순간, 그 찰나를 불편함보단 공감과 이해를 통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인상적이었던 단편>

 
-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소설은 표제작인 <옆사람>이다.

 
✔ ‘그녀가 아는 남편은 그녀와 함께 사는 삼 년 동안 그녀가 자는 척하는 걸 한 번도 알아채지 못했다.’ _ p.233 ( 옆사람 中)


- 주말 부부 소설 속 주인공은 남편이 지갑을 분실하면서 시작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내는 남편의 태도에 대한 묘한 거리감과 이질감을 느낀다.

 

부부 사이라고 언제나 가장 가깝게 느껴질 수는 없다는 걸 나도 안다.

나도 남편과 대화하다 보면 이해하기 힘든 지점,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은 간혹 생기고 만다.

 

하지만 이건 나로서뿐만 아니라, 남편도 같은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소설 전체가 나를 들여다보게 해주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이해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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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이 하나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같이 자는 침실과 같이 쓰는 옷방 겸 서재 외에, 용도도 없고 이름도 없는, 그저 한 시간만 혼자 있을 수 있는 방이.’ _ p.77 (다른 방 中)

✔ ‘어쩌면 지금이 우리에게도 좋은 시기일지도 몰라. (...) 이제 하루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 정도면 밭을 불태우는 곳을 보러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끝도 없이 이어져 산 중턱을 밝혀 놓은 그 불길을. _ p.145 (분실 中)



- 어떤 ‘사건’을 계기로 타인에 대한 시선, 나와 주변인의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모든 8개 단편의 공통된 점이다.

아이가 사라지고, 가방을 분실하고, 지갑을 잃어버리고, 집에 새를 데려오게 되고, 열쇠를 찾고, 현관이 잠기고.

 
이런 사건의 끝이 해방감과 신선함, 따뜻함을 준다는 점이 아주 좋았다.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거나, 고요한 마음의 울림을 느껴보고 싶은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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