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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시절 - 파리가 스물다섯 헤밍웨이에게 던진 질문들 ㅣ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5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지현 옮김, 김욱동 감수 / arte(아르테) / 2025년 2월
평점 :

< 서툰 시절 >
#어니스트헤밍웨이 지음
#정지현 옮김
#아르테
✔ “운이 좋아 젊을 때 파리에서 산 경험이 있다면 평생 어디를 가더라도 파리가 함께 할 거야. 파리는 움직이는 축제이니까.” _ p.13
아르테의 <에쎄 시리즈> 5번째 책. 헤밍웨이의 파리에서의 6년을 담고 있는 <서툰 시절>
■ <미숙했지만 빛났던 시절>
✔ “파리는 아주 오래된 도시이고, 우리는 아직 젊었다. 결코 그 무엇도 단순할 수가 없었다. 가난도, 갑자기 생긴 돈도, 달빛도, 옳고 그름도, 옆에서 달빛을 받으며 누워있는 사람의 숨소리조차도.” _ p.89
- 25살의 헤밍웨이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특파원 자격으로 파리에 6년 동안 머물게 된다.
가난했던 헤밍웨이는 아내와 함께 파리의 가난한 동네 호텔의 꼭대기 방에서 지냈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아내 해들리 이후로 3번이나 결혼을 더 했다는 사실에 흠칫)
✔ “세잔의 그림에서 내가 원하는 깊이 있는 작품을 쓰려면 단순하고 진실한 문장을 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_ p.43
- 25살의 젊은 작가는 좋아하는 단골 카페에 가서 글을 쓰고, 돈이 없어 배고픔을 참으며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감상하고, 여행이나 먼 길을 갈 때는 항상 책을 들고 다녔다.
지금도 파리의 명소 중 한 곳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라는 서점의 ‘실비아 비치’와 친분을 쌓고, 실비아는 주머니 여유가 없는 그를 위해 책을 빌려주기도 한다.
파리를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헤밍웨이가 쓴 파리의 일상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상상해 보기도 했다.
■ <길 잃은 세대>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세대는 무언가에 의해 길을 잃은 세대가 되었다고. 지금까지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_ p.61
- <서툰 시절>에서는 ‘길 잃은 세대‘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말인지 그 뒷이야기 또한 들여다볼 수 있다.
세계대전을 겪은 젊은 사람들은 유례 없는 허무와 회의감에 빠져 목표를 잃었다.
이런 이들을 보고 ’거트루드 스타인’인 지칭한 말이 시초가 되었는데, 이런 일화들 외에도 스콧.젤다 부부, 에즈라 파운드, TS 엘리엇 등 작가들과의 일화를 헤밍웨이의 글을 통해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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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비열하게 생긴 사람은 처음 보았다. (...) 존엄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매독 궤양이나 다를 바 없는 존재들이다. (...) 그를 처음 본 순간 검은 모자 아래에서 발견한 그 눈은 분명 강간 미수범의 눈이었다.” _ P.143 (에즈라 파운드의 후원 모임 中)
✔ “계속 관찰해도 더 이상 눈에 띄는 건 없었다. (...) 다리가 무척 짧다는 것 외엔 말이다. 다리 길이가 보통이었다면 키가 5센티미터는 더 컸을 것이다.” _ p.181 (스콧 피츠제럴드에 대하여 中)
- 작가들에 대해 뼈 때리는 말들도 많다 ㅋㅋ
외모, 재능, 성격에 관해 모두 ㅋㅋ
생각보다 유머가 있는 글들이 많다고 느꼈다.
스콧과의 리옹 여행기는 정말 골 때리고 미쇼 레스토랑 화장실에서의 스콧과의 일화는...
■ <미드나잇 인 파리>
- 내가 좋아하는 영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영화다.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
이 영화에서 헤밍웨이의 분량은 많지 않지만, 영화를 알고 있는 상태로 <서툰 시절>을 읽은 덕에 더 즐거운 독서가 됐던 것 같다.
100년 전 파리에 흠뻑 빠져 읽은 시간이었다.
작가 ‘헤밍웨이’의 팬이거나, 작가로서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하며 읽을 수 있을 책이니 강력 추천한다 :)
✔ “다음 날 아침에도 강은 그대로겠지만 내 글에는 많은 것이 담겨야 한다. 앞으로 매일 그렇게 할 것이다. 이것 말고는 다른 무엇도 중요하지 않다. _ p.107 (배고픔에 대한 생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