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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 2023 브라게문학상 수상작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줄거리
✔️ ‘새벽 5시 15분, 닐스 비크는 눈을 떴고 그의 삶에 있어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
( p.7 책의 첫 문장 )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가의 작은 마을, 닐스 비크는 평생을 페리 운전수로 많은 삶을 배로 실어 나르며 보냈다. 생의 마지막 날에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배에 오른 닐스는 특별하지만 만난 적 있는 과거의 승객들을 하나씩 배에 태운다. 죽은 자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닐스의 인생과 그의 마지막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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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굉장히 담담한 문체와 서정적인 분위기로 흘러갑니다.
✔️ ‘그는 자신의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두 다 알고 싶어 하는 남자였다. 날씨. 바람. 시간. 하지만 이제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 ( p.9 )
- 평생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페리 운전수로 우직하게 살아온 닐스. 과거 아내를 잃고 그리워하며 살다가 이제 마지막 날을 맞이하기 위해 집을 정리하고, 본인의 배를 탑니다. 배를 운행하며 중간중간 배에 태웠던 지금은 고인이 된 승객들을 다시금 만나 과거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 ‘그것은 그의 임무였다. 그는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기억한다.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고 단지 기억할 뿐이다.’ ( p.66 )
- 그 이야기 안에는 ‘고통, 배신, 슬픔, 기쁨‘의 감정들이 담겨있지만 그의 바탕에는 모두 닐스의 애정이 깔려있어요.
닐스의 이 마지막 여정의 끝에는 그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동생 ’이바르‘와 사랑하는 아내 ’마르타‘가 있습니다.
✔️ ’그날 밤 이후 그는 그녀를 찾아 헤맸다. 그녀는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곳에서 존재하는 동시에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 p.80 )
책을 읽으면서 제게도 마지막 하루가 온다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는데요. 눈앞에 있는 모든 게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이고 밉고 괴롭던 기억은 뒤로하고 마냥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만 날 것 같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어도 그립고 애가 타고..
이런 상상을 하며 책을 읽다가 결말 부분을 읽으니 저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죽음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카피에 걸맞은 소설이었어요.
프로데 그뤼텐은 노르웨이 공식 언어 중 하나인 ‘뉘노르스크어’를 사용해 집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 이 뉘노르스크어는 시적인 언어로 알려져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 언어로 쓰인 문학들이 여운이 남다르다고 하는데, ‘욘 포세’ 또한 그렇다고 하네요. 욘 포세의 작품은 멜랑콜리아만 읽어봤는데 욘 포세, 프로데 그뤼텐의 다른 작품들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들어요 :)
북유럽 느낌 물씬 풍기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소설 찾으시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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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언젠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다가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계에 다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패배를 견뎌내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 p.116 )
✔️ 닐스는 하나의 이름은 운명이자 숙명이며, 모든 시를 시작하는 첫 단어라고 말했다. 비록 인간이나 배가 죽거나 사라진다 하더라도 그 이름은 항상 남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 p.208 )
✔️ 그는 세상에 태어나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여기까지 왔다.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바람과 바다와 땅, 미움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았던 데 감사하고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 p.2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