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의 개그림 일기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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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치의 개그림 일기 >

 

요즈음 반려견, 반려묘 키우시는 분들 정말 많이 보이는데요. 가끔 저도 저희 강아지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 살구는 나랑 지내면서 행복할까?’라는 생각 정말 많이 하거든요. 이런 생각이 들 때 읽어보기 딱 좋은 책입니다. 진선출판사에서 출간된 <망치의 개그림 일기>는 반려인 ‘하비‘의 반려견, ’망치‘의 전지적 망치 시점으로 쓴, 망치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인데요. 너무 귀여운 일러스트가 가득 담겨있고, 동네에서 망치가 만난 다른 강아지들의 이야기, 인간과 개의 입장 차이, 견생 이야기들이 너무 사랑스럽게 담겨있어요.
 

- 흔히 사용하는 ’주인‘이라는 호칭은 내가 노예가 된 듯한 느낌이고, ’보호자‘는 어린아이한테나 쓰는 말인 것 같아서 동등한 느낌이 나는 반려인, 반려견이 적당한 호칭인 듯싶어.
( p.2 )
- 하비는 나에게 지시를 하고, 나는 그 지시를 따라. 이 규칙은 우리가 인간과 함께 살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이어 내려오는 불문율이지. 만약 우리가 그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가 존재하는 의미가 사라질지도 몰라. 그래서 나는 늘 최선을 다해 지시에 따르거나 따르기 위해 노력해. 그런데 문제는 그 내용이 우리 사이의 주종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지시가 대부분이라는 거야. ( p.12 )
 
책을 보면서 반려견의 입장으로 본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아직도 둘러보면 애견, 주인 이런 식의 호칭이 간혹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요즘은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아서 이런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인간은 우리를 너무 쉽게 사고, 너무 쉽게 버리지. 더러운 시설에서 강아지를 붕어빵처럼 찍어 내는 강아지 공장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해! ( p.28 )
- 마음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만 마음의 병이 드는 건 아니야. ( p.42 )
 
반려견을 정말 사랑으로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 함께해 주는 반려인들도 많지만 요즘 동물을 액세서리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품종견, 품종묘만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강아지 공장이라고 불리는 번식장 문제, 이에 따른 유전병, 그리고 무턱대고 예뻐서 키우기 시작했다가 ’손이 많이 간다‘, ’여행 갈 때 번거롭다‘, ’아프다‘ 등의 이유들로 쉽게 버려지는 아이들도 너무 많고요. 동물들도 감정이 있고 트라우마도 생기고 상처도 받을 텐데요. 책임감을 갖고 대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도 했어요. (동물 유기하는 사람들은 진짜 벌 받았으면...)
 
- 우리는 ’마음‘이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봐. 마음이 편안하면 세상도 천국이 되고, 불안하면 지옥이지.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문제는 내 마음을 나도 모른다는 것! ( p.117 )
- 인간이 이걸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지. 우리도 어쩔 수 없는 감정의 동물이라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어. ( p.118 )
 
책에는 사람과의 스킨십, 강아지의 시선으로 본 인간의 모습, 강아지의 기본적인 습성,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들도 소소하게 나와요. 귀여운 그림과 함께 강아지의 입장으로 들여다보니 문제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들도 이해할 수 있고, 아, 내가 했던 이런 행동이 강아지 입장에서는 싫었을 수도 있겠구나 새롭게 깨닫게 된 부분들도 많았어요 :)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이 많은 주제도 있었지만 귀여운 일러스트와 망치의 일기 형식의 글 덕분에 가볍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던 책이었어요.

 
- 지구에 살고 있는 많고 많은 인간과 수많은 개들 가운데 우리가 만난 건 보통 인연이 아닌 거 같아. 우리는 서로 언어가 달라서 충분한 소통은 어렵겠지만, 우리가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함께 살아가며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주는 반려인과 반려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개와 인간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이 일기가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어! ( p.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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