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 - 검은 핏방울
조강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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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사북-검은 핏방울 >

조강우

296 p

미다스북스

 

-‘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세상.

그리고 이게 자연스러운 세상. 거짓을 강요하는 세상.

그것이 작금의 세상이다.’ - p.273

 

소설 <사북>의 모티브는 1980421동원탄좌 사북지역광부들의 노동 항쟁입니다.

 

열악한 환경과 부당한 임금에 대한 불만으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중인 사북의 광부들.

그와 동시에 기이한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져가는 학생들과 그 주변을 맴도는 어떤 존재.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앙에 기대려는 사람들과 취재를 위해 고향으로 가게 된 신을 믿지 않는 기자 ’.

그 사이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 무력감에 휩싸이게 되는데,

그가 지금 달아나는 것은 비겁한 자의 도망인가,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후퇴인가.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면 돌아오는 것은 더 거센 폭력일 뿐이다. 애초에 무자비한 폭력으로 일어선 정권이다. ( p.26 )

 

읽는 내내 책의 배경은 1980년대 군사정권 시기이지만, 계속 요즘과 비슷하다 느꼈다면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비상계엄 때문이겠죠?

 

책을 읽는 내내 탄광이라는 배경 탓인지, 시대가 주는 암울함 때문인지 매캐함이 느껴지는 듯하고 마음이 답답함을 느꼈어요.

 

-적어도 현장에서 무너지면 안 된다. 목격했으면 증거를 수집하고 말로 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기자다. ( p.119 )

 

정부의 언론장악으로 진실과는 거리가 먼 기사들과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기자로서의 본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무력감 사이에서 기자 이는 괴로워하는데요.

그래도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라도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탄광보다 사북여고에 집중하는 ’.

읽으면서 계속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주인공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 시절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기도, 본인도 시대의 피해자임에도 방관자라는 생각을 하며 자책했을 이와 같았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죽은 자의 고귀한 뜻은 그 영향을 받은 산 자들이 이어 나가리라. ( p.289 )

 

무자비한 폭력에 꺾여버리고 만 후배를 목격한 창은 서울로 돌아와 방황합니다.

하지만 다시 사북으로 돌아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깨닫고 처음 시작과 달리 본인의 의지로 사북으로 향하는 걸로 마무리가 되는데요. 이런 결말로 희망을 얻을 수 있었어요.

 

요즈음 불법 계엄 사건 이후로 여기저기 사건, 사고도 많고 나라가 뒤숭숭한데요. 지금 우리 자리에서 일상을 유지하며 살아가되,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고 행동하려 노력하다 보면 조만간 모두가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믿음을 가져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오컬트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끼며 읽기 시작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도주는 꽁지 빠지게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는 거고 후퇴는 잠시 뒤로 밀려날 뿐 정비하고 다시 공격할 의지가 있다는 거야.” ( p.146 )

-전지전능하다면 악을 왜 처치하지 않는가. 왜 악마를 내버려두는가.

연약하고 무고한 수많은 이들이 당신에게 기댈 때 당신은 무엇을 하였는가? ( p.208 )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어느 순간 딛고 있는 그 땅에 발이 묶이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되면 그곳을 떠나지 못해. 떠나고 싶어도.” ( p.260 )

-진실은 그 카메라에 있다.

진실은 그 어두운 방 안에 있다.

진실은 사북에 있다.

다시 돌아가야 한다.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 ( p.2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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