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우유
한은형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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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인물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규정하지 않는 다채로운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이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의 수록작 <식물적 관상>을 읽을 때도 저자의 글이 참 좋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다시 읽을 때도 역시 좋았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면에서는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보이사의 행태는 다시 봐도 위선적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라고 위선이 없을까?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른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은 어디까지가 저자의 이야기인지 아리송한 <절담>과 표제작 <빵과 우유>, <스위스식 농담>이다. 절담은 오토픽션의 형식을 띠고 있어서 흥미로웠고, <빵과 우유>는 ‘엄마’라는 정체성을 탈피하고 싶어 하는 미구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미구는 자신이 준비한 아침 식사를 그림으로 옮기고 버터나이프로 뭉개버림으로써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미구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떠올린다. 이 사회가 얼마나 오랜 기간 ‘육아’를 ‘여성’의 역할로 규정지어왔는지를.

가장 좋았던 단편은 <스위스식 농담>이다. ‘조력 사망’이라는 소재를 다룬 이 소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주은이 대신 쓴 편지였다. (강추!)

삶에는 모순적인 순간이 참 많은데, 이 책이 그 모순의 순간들을 잘 포개어 뒀다는 느낌이 든다. 역시 나는 비틀린 이야기에 더 끌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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