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동아와 언어 장애가 있는 인하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천천히 서로에게 다가가는 두 사람이 어느새 마음을 허물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달달한 모습이 담겨 있다. (헤어진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하자!)저자의 글에서 언어 장애가 있는 인물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발화되는 음성이나 문자라는 단순한 형태를 떠나 ‘언어엔 서사가 있고, 감정이 있고, 리듬이 있고, 고유함이라고 할 수 있는 목소리가 있다.’(p.147)라는 문장을 보면, 저자가 가진 언어에 관한 생각이 드러나는 것만 같다. 그래서 저자의 작품에서 만나는 언어 장애가 있는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조금 더 조심스럽고, 드러내는 속도 또한 더디다. 그렇게 잔잔한 속도로 동아에게 다가가는 인하의 모습은 얼마나 애틋한가.책에 적힌 마지막 문장이 이렇게 애틋한 단어였던가 싶다. 나는 다른 의미로 겨울통을 앓게 되지 않을까. 겨울이 되면 또 꺼내 읽고 싶어지는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