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스무 살의 홍석주가 쉰여덟 살의 노련한 편집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담긴 소설이다. 한 사람이 문득 책이라는 세계에 빠져 출판사에 들어간 이야기가 이 소설의 전부이기 때문에 스토리만 보면 굉장히 간결하다고 볼 수 있다.‘출판사’라는 세계를 굉장히 집약적으로 보여준 소설이 아닐까. 책이라는 물성을 갖기까지 가려진 노동이 참 많다는 것을 이 소설 덕분에 알게 됐다. 편집자의 일이라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감춰진 부분이 많다는 사실도.‘책을 좋아해요?’라는 단순한 물음에 속수무책으로 뛰어들었던 새내기 출판인은 그저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석주는 그 과정을 한 번도 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전심전력을 담아낼 뿐이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정의하라고 한다면, 석주의 삶을 꺼내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소설을 다 읽고 나는 ‘숭고하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다른 말로는 석주의 삶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짙은 여운이 남았다. 지금도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원고를 쳐다보고 있을 그림자 같은 이들을 떠올리게 만들어서, 책을 향한 그들의 열정이 오롯하게 느껴져서 이 책을 나는 더 오래 기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