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광선 꿈꾸는돌 43
강석희 지음 / 돌베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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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연주는 자신을 문제 그 자체라 여기고 살아간다. 불현듯 3년째 연락하지 않던 이모가 생각난 연주는 이모를 만나기로 결심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생활에 발붙이지 못하는 연주와 장애가 있는 이모 윤재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다.

윤재는 타인에 의해서 1인분을 할 수 없는 삶으로 비친다. 온전히 1인분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어림짐작으로 말이다. 그러한 시선은 용순 씨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머물게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닐까. 그들의 이동권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으니까. 그래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투쟁하는 윤재의 모습이 값지게 느껴진다.

연주는 자기가 1인분의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엄마의 보살핌을 벗어나 이모와 함께 살면서 자신의 삶을 지키는 법을 배우고, 이모의 삶도 지지할 수 있게 변화한다.

연주가 ‘검은 돌’을 갖고 싶었던 이유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단단한 돌처럼 단단한 마음을 갖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겠고, 쉽게 부서지지 않는 마음으로 회복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대로 두어도 쉽게 변하거나 죽어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리라. 연주의 검은 돌에 온기를 불어넣어 다시 손에 쥐여주는 생활 트래핑 친구들의 모습이 그래서 더 귀하게 다가온다.

연주처럼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을 누군가의 마음이 이 책을 만나 더 단단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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