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미영 팬클럽 흥망사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5
박지영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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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괴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을 내세워 인생의 희비극을 그려내는 작가의 소설은 여전하다. 거침없는 문장으로 고독과 돌봄의 문제를 해학적으로 담아낸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읽고 복미영에게 입덕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버려야 할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그에게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복미영은 나는 ‘못’해가 아니라, 나는 ‘해’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다.

두 번째, 복미영은 “누군가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주는 사람은 못 되어도 최소한, 먼저 헤맨 사람은 될 수 있(p234)”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먼저 길을 헤매는 일도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까. 조금 헤매더라도 다시 출발하면 된다. 길을 돌아갈지언정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삶에서 처음부터 제대로 된 길을 알아서 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세 번째 이유는 그가 “침방울이든 비눗방울이든 작은 무지개 정도는 만들(p235)어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조그만 낙관이라도 품을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품게 만드는 사람.
그러니 복미영이 한 명을 위해 설계한 역조공 팬 서비스는 실패했으나 실패한 것이 아니다. 이 소설을 읽은 한 명의 독자는 적어도 팬으로 확보하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신기하게도 복미영을 지켜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결국 자신을 아껴줄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것을, 복미영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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