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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를 불태운다
브루노 야시엔스키 지음, 정보라 옮김 / 김영사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피에르가 쏘아 올린 공(흑사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전염병으로 파리가 봉쇄되고, 파리 안의 서로 다른 구역에서 다른 인종이 소공화국을 이루어 살게 된다. 과연 그 끝은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을 번역한 정보라 작가의 말에 의하면 이 소설은 선명하게 ‘새빨간’(P403) 소설이다. 이념만 생각한다면 그렇게 바라볼 수밖에 없고, 그 지점이 누군가에겐 거부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가 제시하는 유토피아의 모습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들은 성별의 구분 없이, 곡식을 수확하며 새로운 도시를 만들었다. 그가 제시하는 이상은 초기 농경 사회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단조롭고 평화로운 사회처럼 묘사된다.
그러나 인간이 생각하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게 아닐까. 모든 사람의 평등과 행복을 지향하는 사회라는 게 애초에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 다만, 서로 협력하는 사회 정도는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함께 잘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조금은 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