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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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노크라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아노크라시’란 완전한 독재도, 민주주의도 아닌 중간 상태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분열을 일으키는 걸까.


저자는 내전을 겪고 있는 여러 나라의 사례를 다루며, 내전이 일어나는 패턴을 분석한다. 나는 얼마 전에 <나의 작은 나라>라는 소설을 읽으며 르완다의 투치족과 후투족의 갈등을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종족 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가 생각보다 많았고,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의 사례는 다소 충격이었다.


갈등은 정착민과 이민자, 혹은 특정 인종이나 종족 간에 발생하고, 언어적 문제로도, 종교적 문제로도 발생한다. 이러한 갈등은 특정 집단의 파벌화로 더욱 심화된다. 심화된 갈등 상황에서 시민들의 위기감을 부추기고, 분노를 조장하는 종족 사업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점차 내전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파벌화를 가속하는 원인 중의 하나로 소셜미디어를 지목한다. 검증되지 않은 가짜 뉴스는 사회적 갈등을 고조시키고,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확증 편향이 심화된 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양상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양극화 현상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불과 몇 개월 전에 계엄이 선포되는 사태를 겪지 않았나. 이런 상황의 우리에게 건네는 일종의 경고와도 같은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는 말한다. 소셜 미디어 확성기를 치워 버리고, 협박꾼, 음모론자, 봇, 트롤, 가짜 정보 전파 기계, 혐오 장사꾼, 민주주의 적들이 떠들어 대는 스피커 소리를 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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