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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상당히 파격적인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영하를 단숨에 유명작가로 만들어 준 그의 데뷔작이다.
사람들의 자살을 도와주는 이가 화자가 등장한다. 이건 그가 그동안 도와줬던 '고객'들 중 일부의 이야기이다.
클림트의 명화 속 유디트를 닮았다는 세연은 택시운전기사인 K를 통해 그의 형인 설치미술가 C와 알게 되고, 추파춥스 외에는 아무런 애착이나 미련없이 부유하는 삶을 사는 그녀는 형제 둘과 모두 관계를 갖게 된다. 이후 '그'를 통해 마침내 그녀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죽음을 실행하는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희열하며 죽어간다.
'그'의 또다른 고객 미미. 그녀는 '그'를 통해 C를 소개받고 그와 함께 퍼포먼스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타인에게서 구원받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다시 '그'에게도 돌아와 자살을 택한다, 기꺼이.
읽어나가는 동안, 도대체 이 소설은 뭘 얘기하고 싶어하는 건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낯설고 기묘했다. 제목 그대로 스스로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며 자살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읽어나가는 것 뿐인가 싶기도 하며, 알 수 없이 고립되고 부유하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 너무 가볍게도 느껴지면서, 난해하고 불편한 느낌도 있었다.
그래도 읽어나가는 동안, 문득 깨달은 사실, 아니 작가가 깨닫게 해 준 사실,
삶이란 사는 동안은 지루하고 평범하다 죽음 앞에서 비로서 가장 빛과 열정를 발한다는 점이 참 섬뜩하면서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