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4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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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부호 사토 다이조는 세계적 명탐정들인 미국의 엘러리 퀸, 영국의 에르퀼 푸아로, 프랑스의 매그레 경감, 그리고 일본의 아케치 고고로를 불러들여 사건을 의뢰한다.  그것은 바로 이 년 전 현금수송차를 탈취하여 3억 엔을 강탈하여 미궁에 빠진 이른바 '3억 엔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것.  그러나 제한된 인원과 공간 속에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들 명탐정들과 달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사건을 조사하고 수사해 가야 하는 이러한 사건은 경찰 조직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다며 이들은 거절한다. 

 

이에 다이조는, 그럼 '3억 엔 사건'을 재현해 범인의 행동과 심리를 추적 추리함으로써 이 년 전 사건을 해결해 보자며 자신의 재산 중 3억 엔을 쾌척하고, 이미 범행을 이룰 인물까지 준비해 났다고 말한다.  그에게 고용된 간자키 고로가 무라코시 가쓰히코라는 젊은이를 찾아내 범행을 저지르도록 꾀이고, 그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다이조의 비서가 이들 명탐정들의 수사에 통역으로 나선다. 

 

결국 계획대로 무라코시 가쓰히코는 3억 엔을 강탈하고 새 맨션으로 이사를 가서 금고 안에 돈을 숨김에 따라 명탐정들을 포함하여 다이조 일행 역시 같은 맨션으로 거처를 옮겨 이 젊은이의 행동을 추리해 나간다.  그러던 중, 크리스마스 이브에 다이조의 다소 짖궂은 장난으로 인해 예상치 못했던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현금 3억 엔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급파된 일본 경찰을 제치고 이들 명탐정들은 경쟁하듯 각자 나름의 추리를 이어간다.  끝내 밝혀진 사건의 진실은...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여 각국의 고전 명탐정들을 현실의 일본이라는 시공간으로 불러모아 사건을 풀게 한다는 설정 자체도 그렇고 전개되는 사건과 추리가 마치 아동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좀 뜬금없는 동기 (작가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외에는 범인이 누군지가 좀 쉽게 파악되는 것도 그렇고...  그냥 고전걱 세계적 명탐정들에 대한 오마쥬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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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글 쓴 남자, 안개 속의 살인
시마다 소지 지음, 이윤 옮김 / 호미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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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연료를 생산하는 회사 "스미요시화연"에서 방사능 사고가 터지고, 용역 인부 2명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감독하던 직원도 부상을 입는 사건이 터진다.

 

이 공장 근처에 있는 담배가게의 주인인 노파가 살해되고 현장에서 노란색 마카칠이 그려진 5천 엔짜리 지폐 한 장이 발견되는데, 마침 현장 근처에서 목격된, 눈가가 피로 짓무른 채 고글을 쓴 남자로 인해 괴이한 도시괴담으로 발전된다.

 

눈가가 벌겋게 짓무른 고글 쓴 남자는 점차 도시 곳곳에서 목격되며, 담배가게 살인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가운데, 두 형사가 추리와 조사를 통해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고, 이 살인사건과 원자력 방사능 사고가 어떻게 엮어 있는지가 점차 드러난다.

 

사실 충격적인 건 사건의 범인이나 동기, 수법 등이 아니라 (그건 오히려 좀 어이없을 정도라 시마다 소지 작품 치고는 약간 시시한 느낌마저 들었다...), 원자력 사고의 위험성과 그 피해가 얼마나 두려운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가공의 현실이 아니라, 은폐되고 축소되고 있을 뿐 바로 현실의 이야기이기에 더 가공할 두려움이 더욱 크게 와 닿았다.  원전은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불러온 재앙의 씨앗인 듯 하다...  제대로 관리되어도 잠재된 위험이 그리 큰데, 이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는 무리들의 부실한 관리와 사리사욕에 의해 인류가, 이 지구가 끔찍하게 멸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답답하고 무서웠다.  특히나 동아시아에 집중된 원전의 수를 생각하면 아찔한 현기증이 들 정도이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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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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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이 상당히 파격적인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영하를 단숨에 유명작가로 만들어 준 그의 데뷔작이다.

 

사람들의 자살을 도와주는 이가 화자가 등장한다.  이건 그가 그동안 도와줬던 '고객'들 중 일부의 이야기이다. 

 

클림트의 명화 속 유디트를 닮았다는 세연은 택시운전기사인 K를 통해 그의 형인 설치미술가 C와 알게 되고, 추파춥스 외에는 아무런 애착이나 미련없이 부유하는 삶을 사는 그녀는 형제 둘과 모두 관계를 갖게 된다.  이후 '그'를 통해 마침내 그녀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죽음을 실행하는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희열하며 죽어간다.

 

'그'의 또다른 고객 미미.  그녀는 '그'를 통해 C를 소개받고 그와 함께 퍼포먼스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타인에게서 구원받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다시 '그'에게도 돌아와 자살을 택한다, 기꺼이.

 

읽어나가는 동안, 도대체 이 소설은 뭘 얘기하고 싶어하는 건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낯설고 기묘했다.  제목 그대로 스스로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며 자살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읽어나가는 것 뿐인가 싶기도 하며, 알 수 없이 고립되고 부유하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 너무 가볍게도 느껴지면서, 난해하고 불편한 느낌도 있었다. 

 

그래도 읽어나가는 동안, 문득 깨달은 사실, 아니 작가가 깨닫게 해 준 사실,

삶이란 사는 동안은 지루하고 평범하다 죽음 앞에서 비로서 가장 빛과 열정를 발한다는 점이 참 섬뜩하면서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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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배심원
아시베 다쿠 지음, 김수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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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세상에 대한 분노가 가득한 청년 다카미 료스케에게, 유명 편집자로부터 가짜 살인사건의 범인이 되어 누명을 쓴 자가 겪는 사법체계와 언론의 문제점을 나중에 책으로 써보자는 제안이 들어온다.  이른바 '인공 누명 계획'이라는 걸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혈액과 DNA 조작이라는 과학적 의학적 실험이 실행된다.  이 모든 게 있지도 않은 허구의 살인 사건을 꾸며내는 걸 전제로 한다고 믿는 그에게, 실제 강간살해 용의자라는 혐의가 씌워지고, DNA와 혈액 채취를 통한 객관적 증거 앞에서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한편, 과거 기자 출신의 변호사 모리에 슌사쿠는 다른 의뢰 건으로 조사를 하던 와중에 우연히 다카미 료스케가 저지른 것으로 주장되는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석연치 않은 의혹을 풀기 위해 다카미의 변호를 맡게 된다. 

 

아울러 이 재판은 일본 사법체계에서 배심원 제도가 부활한 첫번째 재판이 되고, 모리에 변호사는 단순히 다카미를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누명을 씌우려는 것 뿐만 아니라 배심원 제도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거대한 세력의 음모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결국 그가 여러 조사와 수사 끝에 밝혀낸 진실은 딜레마를 강요하고, 그와 열 두명의 배심원들은 이 기로에서 어떤 결정을 하게 되는데...

 

배심원 제도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라 소설 속에서 다소 계몽적인 논조로 배심원 제도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는 점, 절대적이라 믿겨지는 DNA 검사의 부실함을 의학적, 과학적으로 입증해 나가는 점 등이 얼핏 대학교 교재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설의 태반이 그러한 부분이고, 허구적 구상이 들어가는 부분에서는 다소 유치하고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좀 투박하고 설익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번역의 문제인가 싶기도 했는데, 요즘 번역의 수준을 생각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 아무래도 원작의 작가의 문체가 그런 스타일인 모양이다.  여튼 책 표지나 출판사 홍보 문구에 나온 거창함은 좀 오버스러운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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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은 밤 닷쿠 & 다카치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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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 죽은 남자"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작품.  전작에서 보여지듯, SF적인 요소를 추리소설에 가미하는 작풍의 작가이나, 이번 작품에서는 본격추리소설이다.

 

엄격한 집안에서 자란 하코가 미국 연수를 가기 전날 밤, 친구들과의 환송회를 끝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거실에 웬 낯모르는 여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그 옆에는 머리카락이 채워진 스타킹이 놓여져 있고...  이로 인해 어렵게 허락받은 미국 연수가 물거품으로 돌아갈까봐 두려워 한 하코는 환송회에 참가했던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결국 고민 끝에 여자의 시체를 유기하게 되고, 이후 경찰 수사와 별도로 이들은 자신들만의 사건 조사 및 추리에 나서게 된다.

 

한편, 환송회 때 참석했던 미야시타가 아무도 몰래 이사간 사실이 밝혀지고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사건도 벌어지는데, 그를 찾던 중 조폭들과도 연루되게 되는데...

 

죽은 여자의 신원을 추적해 가던 중 밝혀진 하코 부모의 비밀, 그리고 미야시타 주변의 인물들과의 조우 등을 통해 사건은 발전하게 되고, 보안 선배와 닷쿠, 그리고 다카치 등은 취중 의견 교환을 통해 점차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단순히 추리와 논리로만 진실을 파악하는 면에서, 닷쿠와 다카치는 안락의자탐정에 가깝다.  그것도 늘 취중에 있는 닷쿠가 여전히 술을 마시며 전개하는 논리의 비약은 약간 현실성의 결여마저 느껴진다.  학생 탐정들이 가볍게 술마시며 취중 토크를 통해 사건을 파악해낸다던지 하는 탓에 전반적으로 가벼운 분위기로 이어지다가, 후반부에 휘몰아치는 반전들은 의외의 결말을 가져오고 신선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을 느껴본 것도 오래간만이라 반가웠다.  앞으로도 이 닷쿠 & 다카치 시리즈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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