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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은 밤 ㅣ 닷쿠 & 다카치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일곱 번 죽은 남자"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작품. 전작에서 보여지듯, SF적인 요소를 추리소설에 가미하는 작풍의 작가이나, 이번 작품에서는 본격추리소설이다.
엄격한 집안에서 자란 하코가 미국 연수를 가기 전날 밤, 친구들과의 환송회를 끝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거실에 웬 낯모르는 여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그 옆에는 머리카락이 채워진 스타킹이 놓여져 있고... 이로 인해 어렵게 허락받은 미국 연수가 물거품으로 돌아갈까봐 두려워 한 하코는 환송회에 참가했던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결국 고민 끝에 여자의 시체를 유기하게 되고, 이후 경찰 수사와 별도로 이들은 자신들만의 사건 조사 및 추리에 나서게 된다.
한편, 환송회 때 참석했던 미야시타가 아무도 몰래 이사간 사실이 밝혀지고 그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사건도 벌어지는데, 그를 찾던 중 조폭들과도 연루되게 되는데...
죽은 여자의 신원을 추적해 가던 중 밝혀진 하코 부모의 비밀, 그리고 미야시타 주변의 인물들과의 조우 등을 통해 사건은 발전하게 되고, 보안 선배와 닷쿠, 그리고 다카치 등은 취중 의견 교환을 통해 점차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단순히 추리와 논리로만 진실을 파악하는 면에서, 닷쿠와 다카치는 안락의자탐정에 가깝다. 그것도 늘 취중에 있는 닷쿠가 여전히 술을 마시며 전개하는 논리의 비약은 약간 현실성의 결여마저 느껴진다. 학생 탐정들이 가볍게 술마시며 취중 토크를 통해 사건을 파악해낸다던지 하는 탓에 전반적으로 가벼운 분위기로 이어지다가, 후반부에 휘몰아치는 반전들은 의외의 결말을 가져오고 신선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을 느껴본 것도 오래간만이라 반가웠다. 앞으로도 이 닷쿠 & 다카치 시리즈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