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 저택의 살인
코지마 마사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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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란다.  그래선가 이름도 낯설고 그의 작풍이나 등장인물들 (웬지 시리즈물 일 것 같은 느낌이던데) 도 다 낯설었다.  그렇지만 한마디로 본격추리의 재미를 아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높은 작품이었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흥미롭고, 트릭이나 반전도 훌륭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빨리 번역 출간되었으면 싶다.

 

줄거리는, 고아로 자란 한 여자가 변호사인 카와지를 찾아와서 자신의 생가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평소 사건의 성격이나 수임료 여부 등을 따지지 않고 의뢰받는 사건은 다 맡고자 하는 다소 오지랖 넓은 카와지는, 변호사 업무를 벗어난, 거의 탐정 수준의 이번 사건도 여지없이 맡아서 그녀의 의뢰를 해결해주기로 한다.  그러나 단서라고는, 어릴 적 버려졌을 때 같이 들어 있었던 편지와 누군가의 일기 뿐.  거기에는 20년 전의 살인사건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고, 저주받은 집이라는 탄식만이 있을 뿐이다.  막연한 상태에서, 평소 폐쇄적인 성격의 카약 동호회 회원인 쿠니히코의 도움을 받아 순식간에 일기 속 무가저택을 찾게 된 카와지.  거기서 맞닥뜨린 새로운 시체와, 일기 속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인 한 여인의 얘기를 듣게 된 그들 일행은, 20년 전 사건 뿐 아니라 현재의 새로운 사건에도 휘말리게 되며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알아가게 된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반전과 새로운 사실들.  복잡하고 켜켜이 쌓인 트릭과 계속되는 반전은 마치 크로아상의 겹속살 같다.  20년 전 사건과 현실을 잇는 내용으로, 고즈넉하고 예스러운 분위기도 느끼며, 그러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전개도 펼쳐지고, 이 기묘한 이야기 속에 빠져서 읽어나가게 되는 작품이다.  

 

사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두 콤비에게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정의롭기만 하고 다소 아둔한 듯한 카와지나, 천재적 추리 능력을 지녔으나 제멋대로이며 비사회적인 성격의 쿠니히코, 이 두 사람에게는 끌릴 만한 요소가 별로 없어 보였다. (추리 소설에서는 탐정의 매력이 반인데...ㅠ)  또한 트릭 자체에도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  그렇게 대단한 방법이 아니라서 오히려 맥이 빠질 정도.  하지만, 촘촘이 짜여진 이야기와 인물들 사이의 긴장, 서로 속고 속이는 반전 스토리 등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그것도 아주 큰 매력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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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 탐정 그림의 수기
기타야마 다케쿠니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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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탐정 그림의 수기'라는 게 뭔가 했더니, 독일의 작가 그림형제를 얘기하는 모양이다.  물론 작품 속 '그림'은 그 유명한 그림형제가 아니라 그들의 동생인 셋째가 화가가 되어 유럽을 돌아다니며 아울러 탐정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한다는 설정이긴 하지만...ㅎㅎ

 

유명한 덴마크의 작가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하여, 동화 속 전설과 미스터리를 접목시킨 독특한 시도의 작품이다.  왕자의 사랑을 받지 못해 바다로 뛰어들어 거품이 되고 만 인어공주의 비극적 결말을, 왕자가 살해되고 인어공주가 실종된 사건으로 바꾸어,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을 찾아낸다는 스토리.  탐정으로 나오는 그림과 그를 도우며 한뼘 성장을 이루는 소년 안데르센.  그리고 막내 인어공주의 명예를 되찾고자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하는 셋째언니 인어공주 셀레나, 이들의 수사가 펼쳐진다.

 

인어공주라는 몽환적인 동화 속 설정을 바탕으로, 친숙하게 아는 인물들을 실제인양 등장시키고, 거기서 미스터리를 만들어내어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구조가 특이하다.  그래서 익숙한 듯 하면서도 색다른 묘미가 있긴 하나, 또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적 측면에서는 그만큼의 한계가 분명히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했다.  적어도, 현실과 동떨어진 SF적 추리소설을 좋아라 하지 않는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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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인 블루스 프라이니 피셔 미스터리 1
케리 그린우드 지음, 한지원 옮김 / 딜라일라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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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유럽과 호주 사교계를 무대로 돈많은 귀족 영애 '프라이니 피셔'의 좌충우돌 모험기에 가까운 추리소설이다.  모험심이 강하고 추리력이 뛰어난 프라이니는, 런던 사교계에서 만난 인도 대령으로부터 그의 딸 리디아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지를 알아봐 달라는 의뢰를 받고, 호주로 건너간다.  거기서 도트라는 소녀를 위험에서 구해주고 그녀를 하녀로 삼고, 젊은 택시 운전사들과 기이한 인연을 맺고, 러시아 공작부인 및 그녀의 손자인 무용수 사샤와 연인 관계를 맺으며, 리디아의 신변 뿐 아니라, 마약 밀매 사건에도 관여하게 된다.  이렇게 여러 인물과 사건들이 뒤얽히는 가운데 중심에 프라이니가 있고, 그녀의 사건 해결 능력 뿐 아니라 물 쓰듯 돈 쓰는 그녀의 화려한 소비행태도 작품 전반에 걸쳐 펼쳐진다.  20년대 유럽이라는 무대는 고풍스러움을 넘어 조금 오글거리기도 하고, 부르조아적이며 당시로선 파격적인 프라이니의 성향은 지금 시점에서는 약간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프라이니 피셔' 시리즈의 1탄이라고는 하는데, 계속해서 그 시리즈를 읽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내 취향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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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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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작가인 안자이 도모야는 산속에 놓인 산장에서 아내와 함께, 작품의 성공을 축하하며 와인을 즐긴다.  이후 잠이 들었다가 깬 그는, 자신의 옷과 아내가 사라진 것을 의아해하며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말벌들이 집안에 들어와 있음을 깨닫고 경악하게 된다.  유난히 벌 독에 대한 알러지가 있어 벌침에 쏘이게 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신체적 조건 탓에 벌은 그에게 치명적인 살인범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아내는 어딜 가고 누가 집안에 수많은 말벌들을 풀어놓은 건지를 추리하면서, 한편으로는 말벌과의 사투를 벌이는 안자이.  그가 집안 곳곳을 날라다니는 말벌들과 싸우는 과정은, 마치 내가 그 현장에 놓인 것처럼 생생하고 긴박감이 넘쳐 몰입도를 높인다.  안자이와 함께 말벌들과 싸우고 도망치고 퇴치하고, 그의 분노와 두려움, 숨가쁨 등을 같이 느끼며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작품의 후반에 와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작품 자체가 아주 긴 편은 아니었지만).  어찌보면 제한된 공간에서 주인공 혼자서, 사람이 아닌 말벌이라는 대상을 놓고 1인칭으로 서술해 나가는, 특이하면서 어찌 보면 무모하기까지 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가독성이 뛰어나고 흥미진진한 진행을 구사하는 점이 놀라웠다.  역시 기시 유스케라는 생각과 함께.  단 한번만 쏘여도 죽을 수 있는 절대절명의 싸움 속에서 주인공이 혹여 실수할까봐 마음 졸이며 그의 외로운 싸움을 지켜보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오히려 막판에 펼쳐진 반전에 살짝 허무하기도 했다, 후반부의 해결보다 전반부의 갑작스런 사건의 시작과 이후 진행과정에서의 박진감이 더 좋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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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않는 수학자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3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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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시리즈 제3탄.  사이카와와 모에는 유명 수학자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를 받아 가게 된다.  정작 수학자는 지하에 은거 생활을 한 지가 오래이고, 그의 아들, 딸네 가족들과 가정부 등이 모이는 자리에 함께 참석을 한다.  거기서 수학자가 12년 전에도 내보인 문제를 마주치게 되는데, 그건 바로 건물 앞에 세워져 있던 오리온 동상이 사라진 비밀을 푸는 것.  분명 만져보고 눈으로 직접 감상한 거대한 동상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에 다시 나타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고, 더군다나 그 동상 옆에서 시체가 발견되는 괴이한 일이 벌어진다.  동상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수수께끼와 살인사건을 동시에 풀어나가게 되는 사이카와와 모에.  제한된 공간, 제한된 인원 사이에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추리하고, 아울러 물리적 트릭을 해결해야 하는 전형적인 본격 추리이다.  바로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는 딱 맞음에도 불구하고, 동상이 사라지는 초반에 이미 트릭이 너무나 뻔하게 간파하는 바람에 몰입도가 좀 떨어지고 흥미진진함을 느낄 순 없었다.  오히려 읽는 내내, 그것 밖엔 방법이 없지 않나? 왜 그걸 다들 의심 안하지? 하고 의아해했다.  만일 이 트릭이 아니라 다른 참신한 트릭이었다면 훨씬 더 기발하고 감탄했을 것 같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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