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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불가사의 21가지
이종호 지음 / 새로운사람들 / 1998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가끔씩,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물이라든지, 아니면 신변잡기적인 일상 속에서 종종 '불가사의'라는 단어를 경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파라오의 저주'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왕의 영원한 안식을 방해하는 자에게는 벌을 내릴 것이다' 라는 저주의 글귀가 새겨져 있는 파라오의 관. 파라오의 유물을 만지거나, 단지 보기만 해도 그 저주로 인하여 모든 사람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저주라는 것은 과연 사실일까? 우리는 지금까지 '불가사의'라 하면 불가사의 그 자체로 공포를 느끼며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것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처음부터 불가사의 자체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어떠한 벽 같은 것이 있어서, 그 진실을 파헤쳐 본다는 생각은 불가사의를 담고 있는 유물에 대한 무례라고 여겨왔는지도 모른다. 정말 불가사의한, 영원히 풀 수 없는 인류의 수수께끼인 것일까? 나는 이 '세계의 불가사의 21가지'라는 책을 읽으며,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미국의 플로리다, 버뮤다, 푸에르토리코를 연결하는 삼각형 모양의 바다, '버뮤다 삼각지대.' 이름은 익히 들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배나, 심지어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조차도 버뮤다 삼각지대의 일정한 범위 안으로 진입하면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다는, 정말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이 명백한 '사실'을 스쳐가는 말로 들은 기억이 있다.
버뮤다 삼각지대의 괴현상을 최초로 체험한 사람은 그 유명한 '콜럼버스'이다. 역사적인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하기 바로 전 날, 콜럼부스는 물위에 빛나는 원통형의 물체를 목격했고 나침반은 이상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시작하여 해가 가고 세기가 바뀔수록 점점 더 베일에 가려져만 가는 버뮤다 삼각지대의 불가사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1814년 10월 9일 미국선 워스프 호가 카리브 해 항해 중에 140명의 승무원과 함께 실종되었고, 1880년 1월 영국선 애틀랜타의 290명의 정원이 모두 다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가까운 이웃 일본의 화물선 라이후꾸마루호도 1924년 겨울, 이 삼각지대에서 행방불명되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짧은 조난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지금 비수에 찔릴 듯한 위험이 닥쳐왔다... 빨리 오라 ... 탈출할 수가 없다.'
보통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실종되는 선박이나 비행기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SOS 신호마저 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 만큼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위기의 순간이 급박하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떠한 상황이기에 그렇게 다급한 것일까? 그리고 왜 한 두 번도 아닌 유사한 사건들이 유독 이 장소에서만 발생하는 것일까? 어느새 내 두뇌는 나름대로 이 사건들에 대한 추리와 연상작용을 수행하며 책의 다음 장을 넘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