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현은3.1만세 사건에 앞장섰다가 일경의 총에 맞아 부엉산 산마루 동굴 속에서 죽어간 독립 운동가의 유복자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아버지를 두고 먼저 죽은 자식은 자식도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철저한 봉건적 사상으로 무장된 이기주의자로서 체면이나 의기보다는 현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실리주의자이다.어머니는 남편이 죽은 지 9개월만에 친정에서 현을 낳아 시집으로 돌아온다. 작가는 이 어머니의 참을성과 끈기로 일관한 삶을 통해서 대표적인 한국 여인상을 보여 주고 있다.어느 날 현이가 할아버지의 흠을 조롱하는 아이들과 맞서 싸우고 돌아오자 할아버지는 칭찬대신 무섭게 꾸중을 하면서 쓸데없이 위험한 짓은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후 현의 행동은 더욱 소극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으로 일관하게 된다. 현은 중학교 때 수영 선수로 1년간 활약하기도 하나 자유를 속박 당하는 것이 싫어서 그만두고 식물 채집 전념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