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쌓이고,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앞서가는 것 같고, 잠시 멈추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에 다시 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발 오늘과는 다른 하루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이세진 작가의 장편소설 『이상한 외딴섬』은 어쩌면 바로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현실에서 각자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낯선 섬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됩니다.
처음부터 섬의 분위기가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일주일이 흐르거나 손님 중 한 분이 죽으면 퇴소할 수 있다.”
섬에 도착한 사람들이 마주한 규칙입니다.
처음에는 섬뜩한 미스터리나 생존 게임이 펼쳐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예상했던 방향과 조금 다르게 흘러갑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경계하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함께 먹고 생활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상대를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섬은 사람을 가두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너무 오래 달려온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도록 만들어진 곳인지도 모르겠다고.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았지만, 모두 자신만의 무게를 안고 있었다
섬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습니다.
직장에서 겪은 일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소영.
동업자의 배신으로 식당을 잃고 생계를 위해 배달 일을 하게 된 서준.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된 은주.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온 지우.
그리고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세상을 경계하는 영환.
처음에는 서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입니다.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섬에 오게 된 이유도 다릅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오래 버텨왔다는 것.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참았고,
누군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였고,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뒤로 미뤄두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돌아볼 여유조차 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섬에서의 일주일은 단순한 휴식이라기보다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