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외딴섬
이세진 지음 / 한끼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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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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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쌓이고,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앞서가는 것 같고, 잠시 멈추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에 다시 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발 오늘과는 다른 하루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이세진 작가의 장편소설 『이상한 외딴섬』은 어쩌면 바로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현실에서 각자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낯선 섬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됩니다.

처음부터 섬의 분위기가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일주일이 흐르거나 손님 중 한 분이 죽으면 퇴소할 수 있다.”

섬에 도착한 사람들이 마주한 규칙입니다.

처음에는 섬뜩한 미스터리나 생존 게임이 펼쳐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예상했던 방향과 조금 다르게 흘러갑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경계하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함께 먹고 생활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상대를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섬은 사람을 가두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너무 오래 달려온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도록 만들어진 곳인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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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다른 삶을 살았지만, 모두 자신만의 무게를 안고 있었다

섬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습니다.

직장에서 겪은 일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소영.

동업자의 배신으로 식당을 잃고 생계를 위해 배달 일을 하게 된 서준.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된 은주.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온 지우.

그리고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세상을 경계하는 영환.

처음에는 서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입니다.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섬에 오게 된 이유도 다릅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오래 버텨왔다는 것.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참았고,

누군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였고,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뒤로 미뤄두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돌아볼 여유조차 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섬에서의 일주일은 단순한 휴식이라기보다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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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책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 중 하나는 섬의 텃밭과 ‘필요’에 관한 규칙입니다.

계절을 초월해 여러 작물이 자라는 이상한 텃밭.

현실에서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공간이지만, 오히려 그런 비현실적인 공간을 통해 아주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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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주인이 남긴

“필요하지 않은 걸 신청하면 안 돼요.”

라는 말도 오래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 많은 것을 원합니다.

더 좋은 것을 갖고 싶고,

더 많이 이루고 싶고,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계속 무언가를 채우려고 합니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것과 정말 필요한 것은 다를 때가 있습니다.

은주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습관처럼 주문하던 택배 대신,

섬에서 만난 검은 고양이를 생각하게 되는 모습도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지금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

어쩌면 이 섬에서 보내는 시간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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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밑바탕이 될 수도 있다

책을 읽다가 유독 마음에 남았던 문장이 있습니다.

“아크릴은 관대하거든. 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그냥 밑바탕이 되는 거야.”

— 『이상한 외딴섬』 120쪽

이 문장이 참 좋았습니다.

우리는 실수를 하면 그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합니다.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실패했던 순간을 없던 일처럼 만들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림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그림 전체를 망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위에 다시 색을 입히고 또 다른 색을 더하다 보면,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그림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지나온 실수와 실패가 모두 사라져야만 괜찮은 삶이 되는 것은 아닐 테니까요.

오히려 그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밑바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살면서 겪었던 아픔이나 실패를 당장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것이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 경험이었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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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외딴섬에 갇혀 살아간다

제목과 가장 깊게 연결되는 문장도 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외딴섬에 갇혀 살아간다. 내 마음을 누구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외로움을 안고, 각자의 파도에 흔들리며 살아간다.”

— 『이상한 외딴섬』 136쪽

이 문장을 읽고 나니 제목인 ‘외딴섬’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외딴섬은 소설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낯선 공간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고,

내 마음을 아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말하지 못하고,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며 혼자 견디기도 합니다.

그렇게 각자의 마음속에 자신만의 섬을 만들어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내면의 풍경을 밖으로 꺼내놓고, 누군가가 그 풍경을 가만히 들여다봐 주는 순간 섬과 섬 사이에 다리가 놓일 수 있다는 것.

누군가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조금 더 들여다보려는 것.

그것만으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작은 다리가 놓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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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밀려올 때, 먼저 필요한 것은 숨을 찾는 것

후반부에서 마음에 오래 남은 문장도 있습니다.

“슬픔이 거대한 파도처럼 덮쳐 올 때, 우리는 헤엄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숨을 찾는 법을 먼저 배운다.”

— 『이상한 외딴섬』 144쪽

이 문장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참 필요한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우리는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합니다.

더 열심히 하고,

더 참고,

빨리 극복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너무 큰 슬픔이나 어려움 앞에서는 당장 헤엄치는 것보다 먼저 숨을 고르는 일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 책의 일주일을 단순한 현실 도피의 시간으로 읽지는 않았습니다.

당장 모든 답을 찾지 않아도 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도 되고,

잠시 멈춰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

그것도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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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혼자 견딜 때보다 함께 바라볼 때 조금 가벼워진다

소설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물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이고, 때로는 오해하고, 서로를 경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씩 알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일이 그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던 상처였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상처를 거창하게 치료하지 않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별것 아닌 일로 웃기도 합니다.

그런 평범한 순간들이 사람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위로도 어쩌면 거창한 해결책이 아닐 수 있으니까요.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보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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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것보다 함께 먹는 한 끼가 오래 남을 때가 있다

190쪽의 한 장면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거랑 향이 완전 달라요! 훨씬 진해요. […] 그럼, 흙에서 바로 뽑아 온 건데 다르지 않고 배기나.”

— 『이상한 외딴섬』 190쪽

대단한 사건이나 극적인 장면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평범한 장면이 오히려 이 소설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직접 기른 것,

흙에서 바로 나온 것,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것.

그것을 함께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쉽게 지나치는 것들이 사실은 삶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음식도,

따뜻한 차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평소에는 당연하게 생각하다가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게 될 때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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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왔을까

『이상한 외딴섬』을 읽으면서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왔을까?”

더 인정받기 위해서였을까요?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였을까요?

조금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서였을까요?

어쩌면 답을 찾기도 전에 계속 달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힘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버티고,

조금만 더 노력하고,

조금만 더 참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반대의 가능성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멈춰야 할 때도 있다는 것.

멈춘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추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섬에서의 일주일을 현실에서 도망치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으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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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이런 외딴섬이 필요하지 않을까

책을 읽다 보니 ‘외딴섬’이라는 공간이 꼭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가끔은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누구와 비교하지 않아도 되고,

잠시 쉬어도 괜찮은 시간.

그곳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

앞으로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

저에게는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외딴섬’의 또 다른 의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섬에 영원히 머무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충분히 쉬었다면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

조금 천천히,

조금 덜 불안하게,

그리고 이전보다 나를 조금 더 돌보면서 살아가는 것.

그것 역시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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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

『이상한 외딴섬』은 제게 ‘쉼’에 대해 생각하게 한 소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섬과 이상한 규칙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더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사건 자체보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각자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혼자서는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조금씩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상대를 조금씩 이해해가는 모습.

무엇보다 마음에 남았던 것은 실수를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그냥 밑바탕이 되는 거야.”

그리고 외로움을 바라보는 시선이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외딴섬에 갇혀 살아간다.”

이 두 문장을 읽으며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완벽할 필요가 없고,

혼자서 모든 것을 견뎌낼 필요도 없으며,

때로는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요즘 너무 열심히 살아서 지친 사람에게,

계속 달려야 한다는 생각에 숨이 찬 사람에게,

지나온 실수 때문에 자신을 자꾸만 탓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상한 외딴섬』을 권하고 싶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이런 생각이 남았습니다.

나에게도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나만의 외딴섬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고,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도 잘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테니까요.

『이상한 외딴섬』은 저에게 그렇게 잠시 멈추는 것도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해주는,

잔잔하지만 오래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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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제목: 『이상한 외딴섬』

저자: 이세진

분야: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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