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자마자 수학 과학에 써먹는 단위 기호 사전 -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이토 유키오.산가와 하루미 지음, 김소영 옮김 / 보누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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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과학에 써먹을 수 있는 단위 기호 사전이라고 해서 궁금했다. 일반인이 쓰는 단위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으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야 간혹 듣는 단위는 가늠하기 힘들다. 또는 옛 어른들이 쓰시는 양이나 길이를 재는 단위는 정확히 얼마인지 헷갈리기도 하다. 여기 단위에 대해 사전이라 할 만큼 모두 총망라한 사전 같은 그러나 이야기가 들어있어 지루하지 않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길이와 거리, 무게, 넓이와 양, 각도의 단위, 시간과 속도, 에너지, 빛 등의 지구상에서 쓰는 모든 단위들을 총망라한 것 같다.

우선 신체를 이용한 단위가 눈길을 끌었다. 큐빗은 팔꿈치 끝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를 나타내는데 당시 왕의 팔이 기준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왕이 바뀔 때마다 기준이 되는 길이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단위가 피라미드를 만드는 데 기준이 되었고 그리스 로마 시대를 거쳐 19세기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지금의 야드(yd)의 기초가 되었고 1m 가 큐빗과도 연관이 있다는데 나는 이 큐빗을 어디서 들어봤을까? 귀에 익는다.

소가 경작하는 땅의 넓이에서 유래한 단위 중 에이커는 지금도 사용되는데 만들어진 유래가 재미있다. '소 두 마리를 끈으로 이어서 쟁기를 끌게 하여 한 사람이 하루에 경작할 수 있는 넓이'라는 뜻으로 13세기부터 사용된 단위라고 한다. 1에이커가 가늠이 안되어 네이버를 찾아보니 대략 32평 아파트 38채 정도라고 한다.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우리가 보통 '축구장의 몇 배 정도 되는 크기'라는 말을 종종 쓴다. 그런데 실제 장충체육관의 몇 배?라는 말을 예전에 많이 썼다고 한다. '매우 넓다.' 혹은 '무척 넓다'라는 말을 하고 싶을 때 '장충체육관의 몇 개 분'이라는 관용적 표현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장충체육관은 실제 연면적 11,399.2 제곱미터, 부피 약 76,870 세제곱미터인데 돔구장이라 넓이뿐 아니라 부피 단위로도 사용했다고 하니 추억 속의 단위라는 말이 그럴듯하다.

청바지 사이즈를 보통 인치로 사용한다. 인치는 대략 2.54cm쯤 된다. 청바지가 서양에서 들어와서 인지 대부분의 청바지는 인치를 사용하고 있어 cm보다는 인치가 더 익숙하다. 예전에 어렸을 적 집에 14인치 칼라TV 가 있었던 시절 14인치의 크기가 어떻게 재서 나온 수치와 단위인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TV나 컴퓨터 모니터의 크기는 대각선 길이를 인치로 나타내고,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바퀴 크기는 휠의 지름을 재며, 자전거의 바퀴는 타이어에 공기를 넣을 때의 겉지름 치수를 잰다고 하는 측정하는 위치가 다들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노랫말 가사에 십 리도 못 가서 발명 난다는 말이 떠올랐다. 거리를 나타낼 때 쓰는 1리는 약 400m인데 그럼 십 리면 4km를 나타낸다. 요즘도 결혼할 때 장롱을 사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결혼할 때만 하더라도 장롱을 사러 다녔던 적이 있다. 열자 반, 여덟 자 등등 얘기하던 때 그 단위가 궁금했었는데 1자는 약 30cm라고 한다. 그 외에도 한국의 길이 단위에 정보, 치, 간이라는 단위가 더 있는데, 사용하지 않고 들어본 적 없어 생소했다. 하지만 그림과 함께 설명해 주어 이해를 돕고 있다.

주제를 바꿀 때마다 칼럼이 있어 흥미로웠는데 그중 하나가 '영혼의 무게는 3/4 온스?'라는 것이다. 사람이 죽을 때의 체중 변화에 대해 실험을 했더니 3/4온스 즉, 21g의 무게 차이가 났다고 한다. 물론 다른 학설도 있긴 하지만 영화로도 제작된 < 21g > 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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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를 나타내는 옛 단위 되, 홉, 작, 말, 섬 등은 아직도 시골 장터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안다. 그림과 함께 단위를 설명해 줘서 이해하기 쉬웠다. 그 밖에도 감이 잘 잡히지 않는 원유의 단위인 배럴, 와인의 단위, 1분당 회전하는 회전수와 관련된 rpm, 소리의 단위 데시벨(db) 등등 주변에서 사용은 하지만 양이나 크기에 있어 가늠이 잘되지 않던 단위에 대해 기존에 알고 있는 단위와 연결 또는 그림을 통해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설명해 주어 유익했다. 또한 단위가 생겨나게 된 유래도 딱딱하지 않고 이야기 형식으로 소개해 주어 재미있었고, 책의 제목이 수학과 과학이라고 해서 딱딱할 줄 알았던 단위가 일상생활에서 기본이 되고 관심을 갖고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부록을 통해 단위를 정리해 주었고, 인덱스를 통해 해당 단위의 설명을 찾아볼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 사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상식으로라도 단위에 대해 한 번쯤 읽어두면 좋을 책이라 주변에 소개하고 싶다.

*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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