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경제 법칙 -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태지원 지음 / 꿈결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경제용어를 많이 접한다. 그러나 문제는 아는 게 별로 없어 '저 아나운서는 정말 박식하네~' 할 때가 종종 있다. 최소한의 경제법칙이라도 알았으면 하는데 '신문을 읽어라', '경제용어를 공부해라' 얘기만 들었지 내가 뭔가를 찾아 습득할 생각은 미처 못했었다. 그러던 중에 경제법칙 그중에서도 이것만큼은 알아야 한다는 의미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일반사회교육을 전공하고 10년간 교사로 재직하며 경제, 사회문화, 역사 등의 과목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다양한 사회 현상 속에 숨은 의미들을 글로 풀어 이야기하는데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정말 우리가 쉽게 누구나 접했을 법한 드라마 이야기, 사회의 이슈가 되는 이야기 등 쉬운 소재를 이용해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저서로는 경제 교양서인 <토론하는 십대를 위한 경제 + 문학 융합 콘서트>, <그림이 보이고 경제가 읽히는 순간>이 있으며, <독도를 부탁해>, <미술관 옆 사회교실>, <선생님, 스크린에 풍덩!>, <독도 바로 알기 대회, 한 권으로 끝내기> 등이 있다.

 

책의 구성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개인의 선택을 결정짓는 경제학 법칙들에 대한 이야기, 2부에서는 시장과 가격에 관련된 경제법칙들을 다루었고 이 부분들이 경제학 분야에서는 미시경제학에 관련된 내용이다. 3부에서는 실업과 인플레이션, 경기 안정화 정책, 분배 등에 관해 다루었고 거시경제학이라고 한다.

 

책을 넘기다 보면 소제목들이 참 눈길을 끈다.

'한정판의 인기 비결'이라는 소제목으로 희소성과 경제재라는 용어를 설명한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골든 구스사의 빈티지 콘셉트의 운동화 사진이 눈길을 끈다. 희소성이란 욕구는 무한한 데 비해 이 욕구를 충족시킬 자원이 상대적으로 한정되어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희소성을 지닌 자원들을 경제재라고 부른다. 이 두 용어를 설명하면서 신발 한 켤레를 예로 들었고, 리미티드 에디션 마케팅도 덧붙여 얘기해 주고 있다.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은 공짜일까?'를 통해 기회비용을 설명한다. 세상에는 그 어디에도 대가 없는 완벽한 공짜는 없다는 것, 이것이 경제학의 중요한 기본 원리인데 기회비용에 두 가지 '명시적 비용' 과 '암묵적 비용'을 알게 되었다. '김먹보씨 새벽부터 몇 시간 동안 대기 줄을 서는 노력 끝에 TV에 나온 맛집에서 9000원짜리 돈가스를 사 먹었다고 해보자.'로 시작하는 내용에서 명시적 비용(9000원), 그 시간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 수 있는 돈 암묵적 비용(몇 만 원)이라면 이 둘을 합친 것이 김먹보씨의 돈가스 소비에 따른 기회비용이 되겠다. 그런데 이것이 유튜브 동영상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유튜브 동영상을 보는데 특별히 돈을 내지는 않는다. 즉 명시적 비용은 제로이다. 그러나 광고를 보고 있는 우리들의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한 것이 암묵적 비용이란다. 즉, 광고를 보지 않고 그 시간에 다른 무언가를 했을 때의 비용을 얘기한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유튜브 시청 시간은 한 달에 대략 23시간이 넘는단다. 즉, 많은 사람들이 한 달 중 23시간 동안 유튜브를 보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었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렇듯 내용을 참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중간중간 Tip의 내용이 참 쏠쏠하게 재미있다.

마트 상품 가격은 왜 990원, 9900원일까? 여기에 '왼쪽 자릿수 효과'가 있단다.

 

KakaoTalk_20201122_230330364.jpg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숫자를 읽을 때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읽는다. 사람들은 긴 자릿수의 숫자를 읽을 때 처음 읽은 왼쪽 숫자를 기억하게 되고, 이때 왼쪽 가격과 오른쪽 가격이 비록 100원 차이 밖에 되지 않더라도 물건을 집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독 백화점이나 마트의 가격표에 유난히 숫자 '9'가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시크릿 가든>의 내용을 인용하며 명품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베블런 효과, 밴드 왜건 효과, 스노브 효과를 차례로 설명하였고,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맥주를 통해 열등재에 대해 재미있게 용어를 풀어주면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는 용어들을 재확인시켜주었다. 미국 사람들이 차 대신 커피를 마시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서 '보스턴 차 사건'의 배경도 엿볼 수 있었고, 대체재와 보완재의 상관관계와 이들이 시장경제에서 어떤 위치에서 수요와 공급을 움직이는지도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햄버거 가격이 물가지수가 된 이유'라는 제목만 보더라도 '빅맥 지수와 물가지수'를 암시한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그저 '저 나라에 가면 빅맥이 이 금액을 줘야 먹을 수 있네, 아 이 나라 물가가 왜 이리 비싸?' 이 정도만 알았다면 설명을 통해 GDP와 같이 놓고 따져 보니 그렇게 비싼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즉 1인당 GDP로 빅맥을 살 수 있는 개수를 환산했고 스위스나 미국, 스웨덴이 빅맥 가격은 우리보다 비싸지만 같은 값으로 우리나라보다 살 수 있는 개수가 더 많음을 알게 되었다.

 

KakaoTalk_20201122_233327722.jpg

                       

 

그 외에도 애플, 아이폰 공급으로 수요를 만들어내다. 미성년 금수저들, 앞으로 더 늘어날까? 물가와 실업, 함께 잡기 힘든 이유 등등 소제목만 봐도 '아 궁금한데? 이건 또 무슨 경제용어와 결합되어 설명될까?'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어렴풋이 들었던 용어, 새로 듣는 용어, 그리고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언급했듯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교양서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졌다. 어려운 주제보다도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알아 두면 좋을 만한 '최소한의 경제법칙'들을 추려 구성했다는 말도 그대로여서 읽는 내내 부담 없이 재미있게 빠져들었다.

 

* 책과 콩나무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