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 모든 이야기는 수수께끼
최종규 지음, 사름벼리 그림, 숲노래 기획 / 스토리닷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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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인데 수수께끼를 품었다고 해서 궁금했다. 수수께끼 하면 우리 아이들이 종종 '엄마 엄마..' 하며 달려와서 마치 뭐라도 발견한듯 내가 못맞출 것을 기대하고 내는 퀴즈 정도가 떠오른다. 동시는 음율도 있고,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감정들이 표현된 글이므로 수수께끼와 동시의 만남은 어린이들을 위한 작가의 말놀이, 생각놀이 선물세트 같았다.

 

저자는 '한국말사전'을 쓰는 작가이다. 우리 글을 사랑하고 어려운 한자어를 쉬운 우리말로 고치는 일을 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한글문화학교 강사를 했었고,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으며 '사전 짓는 책숲'이라는 까페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저서로는 <우리말 글쓰기 사전>, <우리말 동시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헌책방에서 보낸 1년> 등 다수가 있다.

 

책은 총 9가지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 각 주제와 함께 마지막에 수수께끼의 풀이와 함께 설명이 뒤를 잇는다.

 

첫장을 펼치고 읽어내려간다. 그런데 점점 수수께끼를 품었기에 뭘까? 뭐지? 다 읽었는데 답을 모르겠네?

우리가 보통 '말은 말인데 신을 수 있는 말은?' 과 같이 단순한 수수께끼가 아니다.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곱씹어 봐야 상상의 나래를 이리도 저리도 펼쳐 보아야 답에 가까이 갈 수 있다. 아~ 어렵다.

 

우리 몸에서 아픈 데를 쳐

세게 들이치기도 하고

부드러이 적시기도 하고

확 퍼붓기도 하지

(중략)

모두 다르지만 모두 나야

모두 나를 마시지만

마음에 품은 씨앗에 따라서

다들 다른 네가 되더라

 

답이 궁금해서 얼른 답을 맞춰 보고 다시 읽어보면 '아~ 정말 그렇네... ' 를 연발하게 되더라.

이 책의 장점은 우리말을 참 이쁘게 다양하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같은 사물을 표현하더라도 생각지 못한 시각에서 바라보기도 하고 잠들었던 두뇌를 팝콘 튀기듯 펑펑 튀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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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정말 궁금했다. 4~5번을 곱씹어 읽어봐도 도통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답을 쥐어짜고 쥐어짜서 생각해 낸 답과 정답은 유사하지도 않다. 답이 무엇일까? 답은 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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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번 읽고 휙 지나가거나 마음에 닿는 글귀는 줄치며 읽는게 다였는데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여러번 읽게 만들었고, 궁금하게 만들었으며, 동시라 그런가 쉬운 우리말로 쉽게 읽혔다.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가 다 수수께끼란다. 똑같은 노래가 어느때는 아름답게 들리지만 어느때는 지겹거나 따분하게 들리는 까닭도 수수께끼요. 신나게 놀면 배고픈 줄을 잊고 하루가 저무는 줄마저 잊는 까닭도 수수께끼라고 한다. 삶의 무게가 무거울때 슬픈일이 있을때 수수께끼 짓기를 해보란다. 싫거나 슬픈 까닭을 낱낱이 적으면서, 마지막에는 싫음, 슬픔을 털어내고픈 꿈을 한 줄, 두 줄 적어보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친구나 나누고픈 사람과 나누다 보면 서로 마음도 이어지고 우리의 마음도 한결 여유로와 진단다.

 

책을 읽으면서 동심에 빠져있기도 했고, 두 번 세 번 그리고 여러번 읽다가 아~ 동시와 수수께끼라고 해서 어린이를 위한 책만은 아니었구나, 바쁜 일상에서 생각하게 하고 여유를 갖게 하는 수수께끼 책이기도 하구나. 내 주변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다시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어 참 기분좋은 느낌으로 마지막 장을 덮게 했다.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지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읽어도 정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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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콩나무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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