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루지 부의 설계
루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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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월급쟁이 루지의 <부의 설계>를 펼친 건 그런 답답함이 꽤 오래된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예상과 다른 곳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어디에 투자하라는 말보다 먼저, 지금 제가 돈을 대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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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투자 종목이나 방법을 알려주는 기보다 먼저 프레임을 바꾸라고 이야기합니다. 돈을 쓰는 순간은 미래 수익을 당겨쓰는 행위라는 말. 처음엔 좀 과하게 들렸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 관점이 책 전체의 토대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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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의 자리에서 생산자의 자리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쓰고 남은 것을 모으는 구조가 아니라, 자산이 스스로 일하는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것. 그 발상의 전환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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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핵심은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을 각각 다른 역할로 정의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부동산으로 지키고, 주식으로 키우고, 비트코인으로 대비한다입니다. 처음엔 단순하게 들리지 모르지만, 저자가 각 자산을 풀어내는 방식은 꽤 구체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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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학군지 중심의 앵커 자산으로, 대지지분의 질과 양이 장기적 승률을 결정한다는 분석이 인상 깊었습니다. 주식은 하락장을 기회로 보는 태도와 수량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도구로 설명합니다. 비트코인은 수익 수단이 아니라 원화 약세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보험적 성격의 자산으로 위치시킵니다. 세 자산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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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를 레버리지 도구로 바라보는 관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올바르게 활용된 부채가 세금 없이 자산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은, 부채를 무조건 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해온 분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입니다. 저는 저자처럼 원화에 숏배팅해야한다고 생각하기에 감당가능 한 선의 부채를 기반으로 한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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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지금 제 자산 구조를 다시 한번 들여다봤습니다. 좋은 자산을 오래 보유하는 사람만이 경제적 자유에 도달한다는 저자의 말이 단순한 격언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꾸준한 통제력과 인내심이 수익률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저에게 다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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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부터 은퇴를 앞둔 직장인까지,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에게 이 책은 충분히 현실적인 지도서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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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전우치:지키고, 키우고, 대비하는 세 가지 자산의 조합, 평범한 99%를 위한 1% 절대수익 투자법.

악마 전우치 : 세 자산 모두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강하게 흐르는 만큼, 각 자산의 하락 시나리오나 리스크 관리에 대한 냉정한 논의가 조금 더 균형 있게 담겼으면 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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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만 바라보면 눈이 밝아진다 - 노안·근시·눈 피로를 한번에 잡는 시력 훈련법 ㅣ 3분 시리즈
히라마쓰 루이 지음, 정혜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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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 화면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글자를 읽으려면 조금 더 멀리 들어야 하고, 오랜 시간 화면을 보고 나면 눈이 뻑뻑하고 무거웠습니다. 안과에 가서 시력검사를 했지만, 시력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나 눈의 피로감은 훨씬 더 빨리 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흥미롭게 느껴진 이유는, 저자가 시력을 눈만의 문제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력은 눈이 빛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신호를 뇌가 처리하고 인식하는 과정까지 포함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눈의 기능이 다소 떨어졌더라도, 뇌의 시각 처리 능력을 높이면 실질적으로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가보르 아이(Gabor Eye)' 훈련법의 핵심입니다.

가보르 패치라는 특수한 시각 자극을 통해 뇌의 시각 처리 능력을 훈련하는 방식은, 단순히 눈 운동을 반복하는 기존 방법과 결이 달랐습니다. 논문으로도 효과가 검증된 접근법이라는 점이 신뢰를 주었습니다. 읽다 보면 그동안 눈만 탓하고 있었는데, 사실 뇌 훈련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는 8주 프로그램을 초급·중급·상급으로 나누어,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숨은 줄무늬 찾기', '무게 재기', '사다리 타기' 같은 훈련들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게임처럼 느껴지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지루함 없이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하루 3분이라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도 이 책의 강점이 아닐까 합니다. 하루 3분도 못 내는 사람은 없죠. 완벽한 환경을 갖추지 않아도, 바쁜 일상 속 잠깐의 틈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스마트폰 노안 예방을 위한 휴식법, 눈 깜빡임 습관, 녹황색 채소 섭취 같은 생활 습관 팁들도 책 곳곳에 녹아 있어서, 훈련 외 시간에도 눈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자연스럽게 쌓일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모니터 화면을 보다가 의식적으로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자주 깜빡이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 단순한 습관조차 하루에 한 번도 챙기지 않았습니다.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눈의 피로가 조금 덜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작은 변화가 조금은 쌓이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노안이 시작되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하루 종일 화면을 들여다보는 젊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력을 되돌리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 지금보다 조금 더 편하게 보는 것. 그 소박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향해 하루 3분을 투자하는 것. 저희 가족 모두 동참하고 있습니다.


천사 전우치 : 노안‧근시‧눈 피로를 한번에 잡는 시력 훈련법.

악마 전우치 : 개인마다 눈 상태와 생활 환경이 다른 만큼, 3분 훈련이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아 기대치를 낮추고 시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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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 - 지리는 어떻게 동아시아 3국의 운명을 뒤흔들었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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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동민의 <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는 앞선 질문에 500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답해주었습니다. 동북아시아가 세계사의 화약고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지리가 만들어낸 필연이라구요.

저자가 이 책의 출발점으로 임진왜란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왜란은 7년 전쟁으로 끝난 사건이 아니라, 동아시아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든 지각변동의 시작으로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명나라 중심의 천하 질서가 흔들리고,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한반도라는 좁은 땅 위에서 충돌한 그 순간. 저자는 그 충돌의 구조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읽다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대륙과 해양의 경계에 놓인 한반도의 지리적 운명, 중국과 일본이 번갈아 가며 이 공간을 차지하려 했던 역사, 그리고 그 사이에서 늘 협박당하거나 전쟁터가 되어온 조선과 한국. 지도 위에서 보면 역사가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사건이 아니라 구조로, 인물이 아니라 지형으로요.

이 책은 무역 루트, 자원 경쟁, 군비 확장 등 전쟁이 일어난 이유를 민족 감정이나 지도자의 야망으로만 설명하지 않고, 지리와 경제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압력으로 바라봅니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한중일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근대화를 경험한 것도, 태평양전쟁이 그 방향으로 흘러간 것도, 한반도가 냉전의 최전선이 된 것도 모두 지리적 맥락 안에서 이해할 때 훨씬 선명해졌습니다.

21세기 신냉전 분석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미국과의 패권 경쟁, 러시아·북한과의 연대.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500년 전의 패턴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저자가 하나씩 짚어갈 때, 역사를 배우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지도를 다시 꺼내봤습니다.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 사이에 어떻게 놓여 있는지, 타이완해협이 왜 그렇게 민감한 공간인지, 센카쿠열도와 독도가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닌 이유가 지도 위에서 전혀 다르게 읽혔습니다.

역사가 지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지리가 역사를 반복시킨다는 저자의 시각이 제가 뉴스를 보는 눈을 바꿔놓았습니다.

혐오와 극단주의가 판치는 시대에 냉철하고 균형 잡힌 안목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특히 오래 남았습니다. 역사를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읽는 훈련. 그것이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역사·지리·국제정치에 관심 있는 분라면 더없이 반가운 책이고, 오늘의 뉴스가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궁금한 독자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입니다.


천사 전우치 : 오늘의 동북아 뉴스가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선명하게 읽히게 해줌.

악마 전우치 : 각 시대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간혹 표면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드는 챕터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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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 - 금융 문맹 탈출을 위한 맞춤형 재테크 수업
제이크 쿠지노 지음, 도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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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것입니다. 월급날만 기다리죠. 그런데 카드값, 보험료, 월세가 빠져나가고 나면 어느새 통장은 다시 제자리입니다. 일명 '텅장'이 되어버리죠.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주식이니 코인이니 부동산이니 말은 많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금융 전문가가 쓴 재테크 책은 시중에 넘쳐납니다. 그런데 이 책이 처음부터 좀 다르게 느껴진 이유는, 저자의 약력 때문이었습니다. 저자가 현직 교사이면서 재정 교육에 필요성을 느끼고 독립출판을 통해 제자들의 위한 책을 먼저 쓴 것입니다. 돈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에게 잘 설명하는 사람이 쓴 책. 그 차이가 문장 하나하나에서 느껴졌습니다. 어려운 용어를 쓰고 나서 괄호 안에 설명을 넣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독자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고 이야기해 주는 듯한 느낌이요.

"성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저자의 말은 말뿐인 위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산을 짜는 것, 소비를 들여다보는 것, 작은 금액부터 저축을 시작하는 것. 거창하지 않은 것들이 실제로 삶을 바꾼다는 것을, 부자는 빨리 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되는 것이라는 점. 저자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학생들을 가르쳐온 경험에서 말합니다.

집값은 오르고, 월급은 제자리고, 주변에선 누군가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코스피가 튀어오를 대는 FOMO가 오죠.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에 무리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더 큰 불안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구요. 저자는 말합니다. 재테크의 성패는 타고난 감각이나 빠른 판단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의 꾸준한 실행에 달려 있다고. 단기적 수익률보다 꾸준한 습관과 장기적 설계를 강조합니다.

돈 공부가 두렵고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는, 너무 거창한 것부터 시작하려 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그 문턱을 낮춰줍니다.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조금씩 나아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 다정하고 현실적인 그 메시지가,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천사 전우치 : 현직 교사가 알려주는 금융 문맹 탈출을 위한 맞춤형 재테크 수업

악마 전우치 :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는 데 집중한 만큼, 이미 어느 정도 금융 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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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 숏폼, 데이팅 앱, 초가공식품은 나의 뇌를 어떻게 점령했는가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김성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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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오늘도 유튜브 쇼츠를 보다가 한 시간이 지나 있었습니다. 분명히 딱 하나만 보려 했는데. 감자칩 봉지를 열면서 몇 개만 먹겠다고 다짐했지만, 정신 차려보면 바닥이 보입니다. 인스타그램을 닫았다가 5분 후에 다시 열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하나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한 걸까. 책에서는 이야기합니다. 의지가 약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길 수 없는 구조 안에 있었다고.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중독을 개인의 도덕적 실패로 보는 시각을 해체하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진화 과정에서 특정 자극에 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달고 기름진 음식, 새로운 정보, 사회적 인정. 이것들에 끌리는 것은 수만 년의 진화가 만들어낸 생존 본능이라고요. 문제는 현대 산업이 그 본능을 정조준해서 자연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강도의 자극을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초자극'이라고 부르는 것들. 지방과 탄수화물의 완벽한 비율로 설계된 초가공식품, 끝없이 이어지는 숏폼 알고리즘, 도파민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도록 설계된 플랫폼들. 검은머리물떼새가 진짜 알보다 훨씬 큰 가짜 알에 더 강하게 끌리는 것처럼, 인간의 뇌도 자연적 자극보다 훨씬 강한 인위적 자극 앞에서 본능적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죠.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설계가 그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붙잡혀 있었던 대목은 '원함(wanting)'과 '좋아함(liking)'을 구분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뭔가를 원한다는 것이 그것을 좋아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뇌과학은 다르게 말합니다. 욕망을 만드는 회로와 쾌락을 느끼는 회로는 분리되어 있습니다. 강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욕망은 커지지만, 실제 쾌락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인스타나 유트브 숏폼을 한 시간 보고 나서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 감자칩을 다 먹고 나서 뿌듯함보다 공허함이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원했기 때문에 했지만, 정작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 역설이 중독의 본질입니다. 뇌가 더 강한 자극을 찾아 나서는 악순환은, 의지를 더 강하게 불태운다고 끊어지지 않습니다.

강한 자극이 넘쳐나는 환경에서 의지력만으로 버티는 것은 처음부터 불리한 싸움입니다. 대신 저자는 물리적 차단, 지루함의 회복, 몰입 활동으로의 에너지 전환을 제안합니다.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 독서나 악기 같이 즉각적 보상이 없는 활동에 다시 익숙해지는 것.

책을 덮고 나서 스마트폰을 침대 밖으로 꺼냈습니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가장 작은 첫 번째 단계. 중독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나면, 자책 대신 환경을 바꾸는 데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그것이 이 책이 건네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천사 전우치 : 숏폼, 데이팅 앱, 초가공식품은 나의 뇌를 어떻게 점령했는가를 알 수 있음.

악마 전우치 : 초자극 환경의 문제를 날카롭게 진단하는 만큼, 그 환경에서 실제로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론은 상대적으로 얇게 다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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