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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20
노경실 글,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6월
평점 :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노경실 글/ 최정인 그림/ 단비어린이
숙종 임금님은 조선 제 19대 왕으로(1661~1720) 금손이의 묘와 함께 서오릉에 있고, 조선 후기 왕권 강화와 사회제도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 책은 이익의 (성호사설)과 김시민의 (동포집) 이하곤의 (두타초)등에 실린 숙종 임금님과 금손이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겉표지에 인자한 모습의 숙종 임금님이 미소를 짓고 있지만, 순하게 생긴 모습의 고양이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애잔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궁금했다. 고양이를 한번 더 코팅해서 포인트를 준 것과 종이의 질감이 너무 좋아 고급스러운 그림책으로 누구나 소장하고 싶을 것 같다.
숙종 임금님이 아버지의 산소앞에서 만난 병들고 어린 고양이를 데리고 궁으로 돌아와 치료해주고, 곁에서 자게 한다, 다음날 아침 병든 자식이 건강하게 된 것처럼 살아난 고양이를 보고 임금님은 기뻐한다. 늘 젊잖고 잘 웃지 않던 임금님을 웃게 만든 고양이.
금 금, 자손 손. 금빛 고양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주고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아버지와 아들처럼 지냈다.
그러나, 좋은 일만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법. 그런 임금님과 금손이의 사이좋은 모습은 시기심과 질투를 불러오고 만다. 임금님은 금손이를 통해 나랏일로 머리가 복잡할 때나, 마음이 아플때나, 몸에 기운이 없을 때에도 금손이의 노랫 소리만 들으면 힘이 솟고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 날, 임금님의 음식을 훔쳐먹었다는 이유로 금손이는 벌을 받아 산속 절로 보내진다. 도둑 고양이가 몰래 한 짓을 대신 누명쓰고 억울한 채...
서로를 그리워하던 어느 날 숙종 임금님은 돌아가시고, 그 소식을 전해 들은 금손이는 음식도 먹지않고 울기만 한다. 짐승도 주인의 은혜를 안 것이다. 대비마마가 금손이의 소식을 듣고 다시 궁궐로 불러들이지만, 금손이는 결국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죽게 된다.
고양이를 한 번도 키워보지 못한 나는 고양이의 습성과 행동들을 직접 겪어보진 못했다. 개에 비해 냉정하고, 깔끔하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그러나, 말못하는 짐승이지만,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주면 그 사랑앞에서 통하지않는 것은 없다.
이 책을 1학년인 아들과 친구들에게 읽어주었는데, 마음아파하며 집중해서 들었다. 마지막장에 임금님과 금손이처럼 사랑하는 친구가 있냐고 물었더니 서로의 얼굴들을 쳐다보며 있다고 눈빛들이 또렷해졌다. 마지막 줄에 누구랑 영원히 함께 살고 싶냐는 질문에도 아이들은 모두 가족과 친한 친구들의 이름을 말하였다.
아이들이 서로 임금님과 금손이처럼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와주고, 아껴주고,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세상이 점점 나밖에 모르는 이기주의가 만연해지는 사회속에서 이 책을 읽고 말못하는 짐승이지만, 자신을 아껴주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숙종 임금님과 금손이의 사랑을 보며, 나부터도 아이들에게 기다려주고 배려하고 더 많이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