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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구멍가게 이용법 ㅣ 단비어린이 동시집
이현영 지음, 정원재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1월
평점 :
다정한 눈치로
세상을 요리조리 보듬는 아이들에게
오전 시간에 가면 헛걸음치기 쉬워요
가게 옆 깻잎은 그냥 따 가라 하기도 해요
날짜 지난 빵이나 우유
할머니 모르게 살짝 확인하세요
인사 잘한다고 과자 한 봉지 줄 때도 있거든요
책표지에서 침을 흘리며 간식거리를 보고 서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어릴적 구멍가게에서 불량식품도 사고, 용돈을 모아 아껴서 먹고 싶은
간식을 샀던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제는 구멍가게라는 말도 우리세대나 아는 단어이고, 요즘 아이들에게
마트나 편의점이 대세인 시대이다.
구멍가게나 문방구들은 사라져가고, 우리의 추억들도 사라져가고
잊혀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구멍가게라는 동시집을 보니 반갑고 정겨운 마음이다.
우리 동네 구명가게 이용법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책장을 넘길때마다
빙그레 미소지어지며 행복한 마음이 드는 동시집이다.
궁금해에서는 학교 갔다가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가 학생일지 학원생일지
묻는 문장, 두 번 참았다에서는 시골학교로 전학와서 몇 반이냐고 묻는
동생에게 반 같은 거 없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마음이 짠했다.
소리 없는 말과 대단한 왼 손도 마음을 울리고 따뜻한 동시집 덕분에
추운 겨울이 가슴가득 따뜻하게 채워졌다.
라떼시절이 그리운 날이다.
많은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함께 '우리 동네 구멍가게 이용법'을 읽고
따뜻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