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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에 새긴 약속 ㅣ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장세련 지음, 윤문영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5월
평점 :
사람보다 임금에게 바치는 말이 더 귀했던 조선 시대, 마성을 쌓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아버지가 쌓은 성 아래에서 말을 지키는 아들의 이야기
말을 위해 성을 쌓았다니 놀랍기만 하다. 또, 그 성을 쌓기 위해 조세를 내지 못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이 징집되어 돌을 나르다가 돌에 깔려죽기도 했는데, 유상이 아버지도 그 중 한명이 되고 말았다.
유상이는 울산 방어진 목장에 아버지대신 돌봐준 칠복아재랑 아버지를 만나러 가게되고,
" 저 말들은 보통 말이 아니라오. 하나같이 군마나 진상마로 사람보다 더 귀한 생명이라오"(P37)
점마청 감목관의 배려로 관아에 딸린 방에 머물게 되었다.
관아에는 호랑이가 출몰하니 호랑이를 잡는 사람에게는 각자의 신분에 맞는 벼슬을 내린다는 어명이 내려지고, 돌팔매질을 잘하는 유상이는 호랑이의 눈을 돌로 명중하고, 두 번째에는 창으로, 돌멩이로 호랑이를 잡게 된다.
이 책 '마성에 새긴 약속'은 여섯 마리의 호랑이를 잡은 공으로 "종2품 가선대부"의 자리에까지 오른 영조 시대의 말단 목장 관리인인 전후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옛날이나, 요즈음이나 돈과 권력앞에서는 무력한 백성들이 억울하지만, 대항할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이는게 마음아팠다. 또, 재주가 있다면, 그 능력을 인정받는 칠복아재같은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가진건 없었지만 당차고 똑부러진 유상이가 용맹스럽게 호랑이를 잡으며 종2품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는게 놀라웠다.
사람보다 말이 귀하게 대접받았던 시절, 아무리 말이 귀해도 사람의 목숨보다 귀할 수는 없는데...울산의 남목부터 방어진까지 기회가 된다면 찾아가서 전후장을 만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