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임금과 비밀 상자 단비어린이 문학
공수경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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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버럭 임금과 비밀 상자는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의 후속 이야기이다. 임금님이 재단사에게 속아서 속옷만 입고 행차를 나가셨다가 창피를 당하게 되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대신들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이어서  최고 대신과 장신구 대신은 감옥에 갇히게 되고, 최고 대신의 아들인 예리와 장신구 대신의 딸 꾸미가 달아난 재봉사들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힘을 합친다.

그러다가 전직 재봉대신의 아들들이 범인으로 밝혀지고,  예리는 비밀상자에 뭐가 들었는지 맞추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이 상자는 아래 위 구별이 없이 똑같이 생겼습니다. 상자안은 바닥처럼 보이는 얇은 판에 의해 공간이 둘로 나뉘어져 있고요. 따라서 어느 쪽으로 상자 뚜껑을 여느냐에 따라 망토가 보일 수도 있고 보이지 않을 수도 있었던 겁니다."(P73)

 

예리는 임금님이  황금 망토를 잃어버린 사실을 인정하고 대신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하게 만들었고, 가짜 재봉사와 재봉 대신의 관계까지 모두 털어놓아 임금님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임금의 고민을 짐작한 최고 대신의 제안으로 백성들에게 모든 사실을 적은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작가는 나보다 강한 사람, 혹은 권력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나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진실앞에서 내 소신을 주장하기보다는 누군가가 그 역할을 대신 해주길 바라는 나약함에 물들고 있다. 진실을 말하고 혼자 총대를 메고 나선다는 게 얼마나 외롭고  힘든 일인지 알기에 버럭임금이나 대신들처럼 행동하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의 자라나는 새싹들은 정의와 진실앞에서 당당하게 맞서 싸우고 소수라도 그들의 주장이 올바르다면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버럭 임금과 비밀 상자를 초등학교 친구들이 꼭 읽고 진실의 비밀 상자를 열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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