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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비 ㅣ 단비청소년 문학
민경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0년 3월
평점 :
(꽃과 나비)
책표지에 소녀상의 얼굴 일부가 드러나있다. 남색의 깊디 깊은 우울의 슬픔속에서 꽃의 위로를 받으며 나비가 되어 날아가려는 걸까? 겉표지만으로도 먹먹하고 표지를 넘기기조차 힘들었다.
이미 여러 영화와 책들을 통해 알고 있는 위안부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시 읽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용기를 내어 책표지를 넘겼다.
이 책은 춘희의 시점과 희주의 시점이 교대로 반복되면서 전개되고 있다.
"나는 나비가 되었소.
나 이제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저 하늘 위로 훨 날아오르오."(p9)
춘희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병약한 어머니와 동생의 생계를 위해 가죽신을 만드는 공장을 소개받고 일본으로 떠났지만 그 길은 지옥의 길이었다. 어린 나이에 총칼을 찬 일본군인들의 성 노예로 산다는 것은 죽음과도 같은 날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조선 처녀들을 실컷 노리개로 이용을 하다가 전쟁에서 패망하자 산 채로 매장하기까지 했다. 결국 살아남은 춘희가 어렵게 돌아 온 고향집은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동생도 누나를 찾아 떠났다가 죽었다는 낭보만 전해듣게 된다.
춘희는 죽어가는 어미가 맡긴 아이를 복규라는 동생이름으로 키우고, 자신의 비밀은 숨긴 채 뱃사람과 결혼을 하지만, 아이는 낳지 못한다. 함께 돌아 온 순이는 어머니가 기다리는 집에도 가지 못하고, 거리의 여자로 살고 있는 부분에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다들 속아서 돈을 버는 줄로만 알고 떠난 일본 공장. 모두 떠나지않았다면 순수한 소녀들로 희망을 품고 살았을 텐데 나라잃은 민족이라 대안이 없었겠다고 생각하니 딸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너무 무섭고 소름이 끼친다.
"그렇소.
저 아이가 꽃이오."(155)
춘희 할머니의 죽음과 손녀인 희주가 친구의 데이트 폭력을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밝혀낸 일이 교차되며 전개된 이 단비청소년 문학책은 청소년 모두가 꼭 읽어보길 권하고싶다. 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알아가면 좋겠고, 다시는 이런 역사의 비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어야겠다. 나비는 날아가지만, 꽃은 계속 피고 , 또 피고 진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가 꼭 이루어기를 간절히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