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로렌스 앤서니.그레이엄 스펜스 지음, 고상숙 옮김 / 뜨인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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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나면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모두 어떻게 되는 걸까요?​

동물을 좋아해서 1년에도 수차례 동물원을 방문하면서도 저는 단 한번도 이런 궁금증을 갖지 않았습니다. 동물들의 삶의 무게와 존엄도 인간의 것과 동일한텐데, 전쟁 발발 시, 동물들은 누가 지켜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습니다.

여기, 2003년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을 때 위험에 처한 바그다드 동물원의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무모하면서도 용감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라크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야생동물보호구역을 조성하고 관리하고 있던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의 저자 로렌스 앤서니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무엇이 저자를 이라크 바그다드로 이끌었는가?

p. 27~28

전쟁이 일어나면 동물들은 도망치지도 못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도 없다.

...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카불 동물원의 끔찍한 모습은 여전히 뇌리에 남아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서 벗어났을 때 미군은 더러운 우리 안에 혼자 남아 있던 사자 마르잔을 발견했다.

...

갈증과 허기로 지친 마르잔의 목과 턱에는 산탄의 파편들이 박혀 있었고 수류탄 공격으로 반쯤 실명한 상태였으며, 온 몸에 이와 옴이 들끓고 있었다.

...

마르잔은 인간이 저지른 행위로 고통받는 동물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바그다드의 동물들에게도 똑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전쟁 속 바그다드 동물원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p. 43~44

동물원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모습이었다. 아니, 그러고 나서도 한 번 더 휩쓸고 간 것처럼 아수라장이었다. 쓰레기와 배설물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약탈꾼들은 대놓고 이곳저곳을 뒤지고 있었으며, 동물 우리의 문도 죄다 열려 있었다.

...

전쟁 전에는 650마리에 달하던 동물 중 겨우 이 정도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약탈꾼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이빨이나 발톱을 가진 동물 혹은 날아서 도망갈 수 있는 새들만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바그다드 동물원은 복구되었을까?

p 169~170

이때 많이 했던 말이 "하나씩, 차례대로"였다.

...

이 규칙은 동물원이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사실 나를 포함해 누구든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보기 시작하면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큰 그림을 그려보기에는 동물원의 상황이 너무나 끔찍했던 것이다.

바그다드 동물원 재건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나?

p. 154

우리 지구에 더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도덕적인 기준, 윤리적인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이유도 빼놓을 수도 없었다. 이러한 깨달음과 더불어 나는 우리가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류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를 존중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임감 있고 영향력 있는 표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있는 기분이 들만큼 상당히 세밀하게 2003년 이라크 바그다드 동물원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정상화가 아닌 동물원 재건에 목숨을 건 로렌스 앤서니는 어떤 심정으로 이라크에 들어왔을까요? 그가 지키고 싶어했던 동물들의 삶의 존엄과 영예란 어떤 모습일까요?

인간이 저지른 행위로 더이상 동물들이 상처받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인류가 동물들에게 베풀 수 있는 최선의 예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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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말해요
조지 섀넌 지음, 유태은 그림, 루시드 폴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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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되돌아보면 입으로 했던 말보다 몸짓으로 전달했던 말들이 상당했음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손을 이용해서 표현하는 말들이 많은데, 여러분은 오늘 손으로 어떤 말을 하셨나요?

저는 어린이집 가는 아이를 향해 손뽀뽀를 여러번 했고, 낮잠을 자려는 둘째를 위해 토닥토닥 등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위험한 행동을 하려고 할 때는 집게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죠.

조지 섀넌 글, 유태은 그림의 <손으로 말해요>에서는 손으로 표현하는 아름다운 말들을 보여줍니다.


책 표지에 제목이 안보이죠? 더스트 자켓과 표지의 그림이 달라서 벗겨 보았습니다.


영어 원서 제목이 <Hands say love>인 것을 감안하면 책 속에는 사랑의 언어가 가득할 것 같네요.


세 아이를 돌보고 있는 아빠에게 한 숟가락의 밥을 건네는 아이의 손짓, 훈훈하지만 정신없는 우리집의 식사시간이 생각납니다.


잠자기 전 아빠와 함께 하는 독서시간처럼 보이는데요. 우리집 두 아들도 저렇게 가만히 앉아 집중해주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그림의 떡인 장면입니다.


제가 하루에도 몇 십번씩 아이와 하는 것이 손뽀뽀입니다. 아이도 재미있는지 시도 때도 없이 합니다. 서로를 향한 애정을 담아 전하는 사랑의 언어입니다. 언제까지 저에게 손뽀뽀를 할지 모르겠지만, 해주는 동안 감사하게 받아야겠죠?


이렇듯 손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말들이 있습니다.

오늘이 가기 전, 옆에 있는 가족에게 손으로 말해보세요. 손이 말하는 사랑의 언어로 실내 온도가 올라갈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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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인생 그림책 Dear 그림책
하이케 팔러 지음,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 사계절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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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까지의 삶을 100장의 그림과 글로 표현한 <100 인생 그림책>은 나의 현재 모습은 어떤지 돌아보면서, 언젠가는 맞이할 나의 노년의 모습은 어떤 풍경일지 상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되었든 친구가 되었든 나의 대화 상대가 되는 누군가에게 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그림책입니다. <100 인생 그림책>에서 글을 쓴 하이케 팔러도 이런 말을 합니다.

삶을 갖가지 경험으로 채우는 방법은...

이 책을 삶의 경험이 많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으면서 이 글들이 각자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이 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나누어 보겠습니다.

현재 저는 엄마의 손길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생후 35개월, 11개월 두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년도 아닌, 이것도 저것도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는 40세를 코 앞에 둔 여성입니다..

<100 인생 그림책>에서는 육아를 하는 엄마라면 공감을 할 글과 그림이 여러 페이지에 있습니다.

무릎을 치며 이건 정말 내가 쓴 글 같다라고 느꼈던 그림입니다. 아이가 생후 100일이 되기 전에는 2시간에 한번씩 깨는 게 일상입니다. 수유를 해야 하거나 기저귀를 갈아야 하니까요.

주양육자인 엄마는 그래서 늘 잠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아무리 피곤할지라도 아이 울음소리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게 됩니다. 이런 시간들을 거쳐 엄마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모성애는 그냥 체내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결핍의 시간 속에서 아이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게 아닌가 싶네요.


아이와 있으면 행복하고 기쁘지만 늘 즐겁지만은 않은게 현실임을 아이가 커 갈수록 느끼기도 하죠.


내년이면 생물학적 나이로 중년 새내기가 됩니다. 중년의 나는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주변인의 죽음이라는 슬픔과 아픔을 빈번하게 경험할 수도 있겠고, 소소한 행복에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도 생길 것 같아요.


그림책의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노년의 삶이 보이는데, 지방에 계시는 친정아빠 생각이 납니다. 엄마 병간호를 8년째 하고 계시는, 외로움을 처절하게 느낀다고 말씀하시는 아빠의 마음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장난말로 나를 낳았던 34세 이후로 시간이 멈춰 본인은 현재 몇살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아빠, 해를 거듭할수록 나이보다는 행복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지내고 계시는건 아닌지 씁쓸함이 밀려오네요.



이렇듯 <100 인생 그림책>은 철저하게 나의 삶의 모습, 삶의 의미를 조명하게 합니다. <100 인생 그림책>이 여러분의 삶에는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지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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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로렌스 앤서니.그레이엄 스펜스 지음, 고상숙 옮김 / 뜨인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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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을 아이와 함께 갈 때마다 동물의 존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을 통해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실화라고 하니 더욱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쟁 중 동물 구출 이야기를 읽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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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자라는 빌딩
윤강미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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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사먹고, 공기청정기를 각 방마다 구비해놓고 공기를 순환시키고, 아침이면 오늘 미세먼지 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일상이 되었지만, 제가 어릴 때인 90년대 초반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90년대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을 책, <나무가 자라는 빌딩>을 소개합니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앞면지와 뒷면지의 대비를 통해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전달됩니다.


앞면지에는 새로운 건물의 건축을 위한 벌목현장이 그려져 있습니다. 참 현실적인 그림입니다. 바깥에 나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중장비, 쓰러져 있는 나무들입니다. 슬프지만 그렇게 산림은 현대화란 명목으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뒷면지에는 상상의 건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꽃향기가 물씬 날 것 같은 푸릇푸릇한 빌딩입니다. 회색빌딩이 초록빛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나무가 자라는 빌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아이가 킥보드를 타며 기린 옆을 지나고, 로봇들이 나무 묘목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탄자니아의 세렝게티국립공원에 온 것처럼 초식동물과 함께 어울려 살고, 로봇들과 같이 나무를 키우는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요?


계절에 상관없이 극심한 먼지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즘, 그림책으로나마 초록빛의 싱그러움과 청량감을 느껴보기를 바라며 이 책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윤강미 작가님의 첫 창작 그림책이기도 하지만,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주관의

언-프린티드 아이디어 전시 선정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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